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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한한령' K팝 피해 현실화…관련 투자·계약 잇단 무산

김은구 기자I 2016.12.16 07:10:00

2012년 이후 K팝 수출 첫 감소 우려
투자 끊기며 성장 기반도 '흔들'

남매 듀오 악동뮤지션은 상하이에서 쇼케이스를 확정, 중국의 ‘한한령’이 완화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를 갖게 했지만 그 규모가 1000석 미만의 소규모인 것으로 전해졌다.(사진=YG엔터테인먼트)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신생 가요기획사 A사는 설립 1년 6개월여 만에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한반도 사드배치 결정 이후 본격화되고 있는 중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때문이다. 이 회사는 동남아의 한 대기업에서 10억여원을 투자받아 설립됐다. 투자자는 중국에 설립한 법인의 영역 확대를 위해 A사에 중국에서 활동이 가능한 아이돌 그룹 제작을 투자의 조건으로 내걸었다. A사는 그 동안 한국인과 중국인 멤버들로 구성된 아이돌 그룹을 준비해왔으나 한한령으로 K팝 그룹의 중국 신규 진출이 사실상 어려워지자 투자자로부터 투자금 회수 통보를 받았다.

A사 측은 “상황을 지켜보면서 기다려보자고 투자자를 설득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며 “이대로 시간이 조금만 더 지나면 파산신청을 해야 할 판이다. 기존 소속 아이돌 그룹과 준비 중인 보이그룹도 해체를 하든, 다른 기획사로 옮기도록 하든 뭔가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중국의 ‘한한령’에 따른 K팝 기획사들의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 이미 피해액은 상당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K팝의 해외 매출 중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던 중국에서의 활로가 막혔기 때문이다. 지난 2012년 2억3407만9000달러에서 매년 규모를 키워가며 2015년 추산액 3억6674만 달러까지 늘어난 K팝 수출액이 올해는 전년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7월 한국의 사드 배치 발표 이후 중국에서 한류 제재가 시작됐을 때만 해도 예정돼 있던 K팝 공연, 한국 기획사들과 추진해 오던 신규 협력 사업에 대한 중국 기업들 입장은 ‘보류’였다. 당시 공연이 미뤄지다 결국 취소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지만 한국 기획사들은 상황의 호전에 대한 기대를 잃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중국의 한류에 대한 전면 금지조치 단행 소식이 전해진 이후 기다림은 물거품이 되는 분위기다.

중국에서 스타로 입지를 다진 아이돌 그룹들은 활동에 제동이 걸렸다. 중국 내 한류 전면 금지조치에 대한 현지 보도에서 언급된 ‘1만명 이상을 동원하는 한국 아이돌의 공연 금지’가 실제로 단행되면서다. 한 아이돌 그룹은 중국 진출 당시 서류에 명시했던 계약금을 활동을 해가며 순차적으로 지급받기로 했지만 중국 활동이 중단되면서 계약금 지급도 멈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 한류스타로 입지를 쌓아가던 K팝 스타들의 소식이 잠잠해진 지도 오래다.

중국과 사업 협력 무산은 더 큰 문제다. 협력 사업의 대부분이 중국 측에서 자금의 상당부분을 투자하고 한국 기획사에서는 주로 한중 양국에서 활동할 아이돌 그룹의 제작을 맡는 형태로 진행돼 왔다. 협력이 성사단계에 이르러 한국에서 사업 준비를 해오던 기획사들은 중국 측의 자금집행 중단으로 금전적, 시간적 손실을 입었다. 중견 기획사 B사는 대표는 “사업이 현실화가 됐다면 우리 회사에도 많게는 수십억원 가까운 수익이 더해졌을 것”이라면서도 “몇개월 동안 매진했던 중국과의 협력 사업이 한 순간에 수포로 돌아갔다. 그 동안 뭘 한 건지 모르겠다”며 허탈해 했다.

그 동안 한류 매출의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던 만큼 기획사들이 느끼는 위기감은 어느 때보다 높다. 최근 첫 해외 쇼케이스에 나선 남매 듀오 악동뮤지션이 중국 상하이에서 공연을 성사시켜 ‘한한령이 완화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일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시선은 냉정하다. 배경렬 레디차이나 대표는 “악동뮤지션의 공연은 관객 규모가 1000석 미만이라고 들었다. 현재 중국 각 성의 관객 80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공연장에서 K팝 가수들의 공연은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며 “한중관계를 풀기 위한 외교적 노력에 결실이 있어야 한류의 새로운 물꼬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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