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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칼럼)임우현 대표, "권한위임과 ZERO-SUM"

임종윤 기자I 2007.03.20 10:00:00
[뉴프렉스 임우현 대표] 최고경영자 조찬 모임 같은 행사에 참석하면서 안면이 트인 CEO 몇분들이 골프 회동을 권유해 올 때가 있다. 그럴 때 가급적이면 나는 다른 일 핑계를 대고 그 자리를 피하게 된다. 주일에는 교회 일이 있고 그렇다고 평일에 한가하게 필드에 나가 초원을 즐길 만큼 마음의 여유나 경영수완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속사정을 모르는 몇몇 CEO들은 수백 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수백 억의 매출을 올리는 중견기업의 사장이 일 중독이 아니고서야 그처럼 여가활용에 유연성이 없느냐고 핀잔이다. 핀잔을 들어도 대책이 없다. 탁월한 사업 수완이 있는 것도 아니고, 사업의 채산성은 작년 다르고 올해 다르게 악화일로에 있으며 쉽게 경기가 호전될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연초에 경영혁신 과제 추진의 일환으로 사장의 대외활동 부문을 늘리고 내부 관리 부문을 과감히 임원진에 위임하는 방침을 단행했다. 물론 해마다 부분적 으로 권한위임이 있어 왔던 터이지만 이번에 새로이 CEO의 입장을 재발견하게 된 것은 큰 보람이다.

세상의 수많은 CEO들이 비싼 대가를 지불하고 이름있는 컨설팅 기관에 경영진단을 의뢰한 결과에서 얻어진 지적사항 중에서 유독 권한위임 조항에 대해서는 수용치 못하거나 소극적 대처를 함으로 해서 경영자 스스로 경영혁신 운동의 김을 빼거나 아예 걸림돌 역할을 자임한 부분이 있지 않았는지? 돌아볼 일이다.

권한이란 그 속성상 나누어 갖기에는 고도의 지혜를 요구하는 측면이 강한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경영자는 자신의 권한을 하부로 위임하는 것은 스스로의 권한이 줄어들게 된다고 생각하게 된다.
 
권한이란 한정되어 있어서 그 권한을 다른 사람에게 떼어 주고 나면 준 만큼 자신의 권한이 줄어드는 'ZERO SUM'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그래서 모든 것을 자기가 스스로 직접 챙겨야 안심이 되는 것이다.

화제를 조금만 더 확대해 보면, 지금 우리 사회 전반에 깔려 있는 갈등과 알력의 현상들이 오랜 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너무나 익숙해져 있는 'ZERO SUM'이론에 근거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이다.

한 쪽이 손실을 보는 이유는 다른 한쪽이 이득을 챙기기 때문이라는 'ZERO SUM'이론의 상대적 박탈감은 생산가치보다 소유가치에 치중해 온 우리네 씁쓸한 과거를 되짚어 보게 한다.

이제는 그야말로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가 되는 ZERO-SUM 게임 차원을 넘어서는 'WIN-WIN' 게임, 즉 쌍방이 다 플러스 알파를 획득하는 상생의 게임을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번 내부관리 부문의 과감한 권한위임을 통해 느낀 바는 조직의 부장이 대리급 일에 매달린다거나 경영자가 부장급 의사결정에 시시콜콜 관여해서는 조직의 성장에 득보다 실이 많다는 것을 새삼 공감하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임우현 대표
<약력>
경북대 공대 응용화학과 졸업
한양대 최고경영자과정 수료
동양정밀 공업
데보라전자 대표
뉴프렉스 대표(현재)
㈜뉴프렉스
1992.11 ㈜데보라 전자설립
2000.6 ㈜뉴프렉스로 상호 변경
2003.11 산업자원부 부품소재 개발업체 선정
2004.7 벤처기업 인증
2006.1 KOSDAQ 상장
2006.2 중국 청도공장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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