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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는 핑계 없고 관객은 냉정…그 눈높이 맞춰 'K발레' 이끌어

장병호 기자I 2022.02.22 00:00:00

[만났습니다]①강수진 국립발레단 예술감독
창단 60주년 맞은 국립발레단
2014년 취임 후 사상 첫 3연임 단장 올라
단원들에 안무 기회 'KNB 무브먼트 시리즈'
'월드 발레 데이' 참여 등 세계적 입지 탄탄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무대는 핑계가 없고, 거짓말을 할 수 없고, 관객은 냉정합니다. 관객의 응원과 사랑 속에서 매일 연습하고 갈고 닦아왔기에 지금의 국립발레단이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계적인 발레리나에서 발레 지도자로 변신한 강수진(55) 국립발레단 단장 겸 예술감독이 밝힌 국립발레단 창단 60주년에 대한 소회다. 국립발레단은 1962년 창단한 한국 최초의 직업발레단으로 한국 발레의 역사를 써왔다.

2014년 국립발레단 단장 및 예술감독에 취임한 강 단장은 2020년 2월 발레단 역사상 최초로 3연임을 하며 8년째 발레단을 이끌고 있다. 지난 8년간 국립발레단의 성과, 그리고 60주년을 맞은 국립발레단의 향후 계획을 듣기 위해 강 단장을 최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내 국립발레단에서 만났다.

강수진 국립발레단 단장 겸 예술감독이 최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내 국립발레단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서로 다른 개성의 단원들, 조화 이루며 빛나”

“국립발레단이라는 원석을 갈고 닦아 반짝이는 보석이 되도록 만들겠다.” 강 단장이 2014년 취임 당시 인사말로 밝혔던 말이다. 그로부터 8년이 지난 지금 국립발레단은 명실상부한 한국 대표 발레단으로 관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발레 지망생이 가장 가고 싶어하는 발레단 또한 국립발레단이 꼽힌다.

강 단장이 지금의 국립발레단에 대해 어떻게 평가할지 궁금했다. 돌아온 답은 “보석은 이미 빛나고 있다”는 것이었다. 취임 당시 이미 빛나기 충분했던 국립발레단이 그동안 꾸준히 실력을 갈고 닦으며 세계적 수준의 발레단이 됐다는 뜻이다. 강 단장은 “각자 다른 개성을 지닌 무용수들이 꾸준한 연습 속에서 서로 조화를 이루며 아름답게 빛나고 있다”고 말했다.

단원들의 기량 향상이 지난 8년간의 성과 중 하나라면, 또 다른 성과는 ‘KNB 무브먼트 시리즈’의 성공적인 안착이다. ‘KNB 무브먼트 시리즈’는 단원들에게 안무 기회를 제공해 무용수 은퇴 이후의 삶을 모색할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국립발레단만의 레퍼토리를 확보하기 위해 2015년부터 매년 선보여온 프로그램이다. 이를 통해 단원 강효형, 송정빈이 안무가로 거듭나 ‘허난설헌_수월경화’와 ‘해적’ 등의 레퍼토리를 탄생시켰다.

강 단장은 “무용수로 바라보는 발레와 안무가로 바라보는 발레는 그 시각이 다르다”며 “안무가로 다른 무용수의 개성이 어떻게 발현되고, 이를 어떻게 작업하는지 경험을 함으로써 발레단 자체가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강수진 국립발레단 단장이 최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내 국립발레단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60주년 맞아 풍성한 공연 성찬…포럼도 준비

또 빼놓을 수 없는 성과는 바로 국립발레단이 세계서 주목받는 발레단으로 거듭났다는 것이다. 국립발레단은 코로나19 발생 이전까지 매년 해외 유수의 발레 축제에 초청 받고, 세계 유수의 발레단과 함께 하는 ‘월드 발레 데이’ 행사에 참여하는 등 세계적인 입지를 다져왔다. 강 단장은 “이제는 전 세계적으로 국립발레단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라고 자부심을 드러내며 “단원 스스로가 열심히 하며 한국을 빛낸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 60주년을 맞아 국립발레단은 여느 해보다 풍성한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그 첫 작품은 오는 25~27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하는 ‘주얼스’다. 안무가 조지 발란신이 에메랄드·루비·다이아몬드 등 3개의 보석을 발레의 몸짓으로 풀어낸 ‘네오 클래식 발레’ 대표작으로 지난해 국립발레단이 국내서 전막 발레로는 처음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강 단장은 “보석 같이 빛나는 무용수의 공연으로 60주년의 시작을 축하하고 싶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또한 국립발레단은 대표 레퍼토리 ‘해적’ ‘허난설헌_수월경화’와 고전발레 ‘백조의 호수’ ‘지젤’ ‘호두까기 인형’ 등을 올해 라인업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오는 6월엔 신작으로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프레데릭 에시튼 안무의 희극발레 ‘고집쟁이 딸’을 준비 중이다. 국립발레단의 과거·현재·미래를 함께 돌아보는 포럼도 올해 중 개최 예정이다.

60주년을 맞은 국립발레단은 이제 100년 뒤 미래를 내다본다. 강 단장이 꿈꾸는 것은 해외 무대에서도 더 반짝이는 발레단이다. 강 단장은 “앞으로도 국립발레단은 꾸준히 열심히 하며 관객 사랑 속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빛나는 발레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국립발레단의 60년은 초대 단장이었던 임성남 선생님 이하 많은 예술감독들의 수고와 노력 덕분”이라며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랑을 받는 발레단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강수진 국립발레단 단장이 최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내 국립발레단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강수진 국립발레단 단장 겸 예술감독은…

△1967년 서울 출생 △선화예중·고 △모나코 왕립발레학교 졸업 △숙명여대 명예 무용학 박사 △1986~2016년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 △2007년 독일 캄머탠처린(궁중무용가) 선정 △2014년~현재 국립발레단 단장 겸 예술감독 △스위스 로잔 국제발레콩쿠르 입상(1985) △러시아 브누아 드 라 당스 ‘최우수 여성무용수상’(1999) △대한민국 ‘보관문화훈장’(1999) △대한민국 국민훈장 ‘석류장’(2007) △독일 바덴 뷔르템베르크 ‘공로훈장’(2014) △사단법인 한독협회 제9회 ‘이미륵상’(2016) △2021 한국현대무용인의 밤 공로상(2021) △한국무용협회 ‘2021 예술대상’ 발레부문(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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