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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 마스터스]3D 아이언이 뭐야? 디섐보, 요상한 클럽 들고 나와 선두 질주

주영로 기자I 2024.04.14 00:02:00

3D 프린트 기술조 제작한 클럽 사용해 눈길
모든 아이언 길이는 7번으로 통일
볼록한 헤드 백페이스에 촘촘한 그루브 특징
"이번주 새 클럽 들고 경기..퍼터 빼고 다 바꿔"

브라이슨 디섐보가 13일(한국시간) 열린 마스터스 2라운드에서 3D 프린트로 제작한 아이언을 사용해 샷을 하고 있다. (사진=AFPBBNews)
[오거스타(미국 조지아주)=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미친 과학자가 다시 등장했다.”

미국 골프 전문 매체 골프위크는 브라이슨 디섐보(미국)가 마스터스 둘째 날까지 공동 선두로 나서자 이렇게 표현했다.

디섐보는 지난 11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막을 올린 제88회 마스터스 첫날 7언더파 65타를 때려내며 공동 선두로 출발했고, 둘째 날 2라운드까지 6언더파 138타를 쳐 스코티 셰플러, 맥스 호마(이상 미국)와 함께 공동 선두를 이뤘다.

PGA 투어 통산 8승의 디섐보는 2022년 사우디아라비아가 후원하는 LIV 골프로 이적했다. PGA 투어 활동 당시 그에겐 ‘필드의 물리학자’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디섐보는 미국 서던 메소디스트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했다. 클럽에 많은 관심을 가져온 그는 골프계의 판을 흔들어 보겠다며 과학을 적용하고 17세때부터 자신이 직접 고안한 클럽을 사용했다. 스윙 스피드와 클럽 헤드의 무게, 로프트 등을 분석하고 과학적인 근거를 통해 아이언의 길이를 통일해 사용했다. 일반적으로 아이언은 거리와 탄도 조절을 위해 쇼트 아이언부터 롱 아이언까지 길이를 다르게 제작한다. 그러나 디섐보가 쓰는 아이언은 모두 7번 아이언 길이인 37.5인치에 무게는 280g으로 같다.

경기 중 사용하는 야디지북은 마치 수학책 같다. 제도용 컴퍼스를 이용해 선을 그어 더욱 정교하게 분석한 데이터로 가득하다. 스윙도 독특해 양팔을 쭉 편 채 스윙하고 퍼트할 때는 팔꿈치를 몸에 딱 붙이는 독특한 자세를 고수한다.

스윙은 우스꽝스럽고 클럽은 일반적인 선수들이 사용하는 것과 다르지만, 디섐보는 PGA 투어에서만 무려 8승이나 거두는 대성공을 이루면서 ‘필드의 물리학자’로 불렸다.

디섐보가 마스터스에서 또 한 번의 새로운 실험에 나서 주목받고 있다. 이번에는 3D 클럽이라는 생소한 아이언과 드라이버를 들고 나왔다. 미국 클럽 제조업체 아보다(Avoda)가 만든 이 클럽은 3D 프린트 기술로 제작됐다. 이 회사는 디섐보가 코브라 클럽을 사용할 때 아이언을 만들어 준 인연이 있다.

새로 나온 이 클럽은 미국골프협회(USGA)의 승인을 받지 못하다 마스터스 개막 사흘 전에 겨우 사용 승인을 받았다. 프로 골프대회에서 사용하는 클럽과 골프공 등의 장비는 미국골프협회(USGA)가 정한 기준에 충족한 제품만 쓸 수 있다. 새로 나온 클럽이나 장비 등을 사용하기 위해선 USGA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디섐보가 들고 나온 아이언이 어떤 방식으로 제조됐는지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디섐보가 원래 사용해온 아이언처럼 모든 클럽의 길이가 같은 ‘원렝스’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또 헤드 모양은 백페이스 쪽이 볼록하게 나왔고, 페이스의 그루브가 촘촘한 게 특징이라고 골프위크는 분석했다.

마스터스 2라운드까지 공동선두로 나선 디섐보는 “이번 주 새 아이언을 들고 나왔고 큰 변화다”라면서 “ 드라이버부터 아이언까지 모두 새 클럽으로 바꿨고 유일하게 퍼터만 변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필드의 물리학자’ 디섐보의 새로운 시도가 마스터스에서 성공적인 실험으로 마무리될지 관심이 쏠린다.

2라운드까지 공동 선두로 나선 디섐보는 한국시간으로 14일 오전 3시 45분부터 맥스 호마(미국)과 함께 챔피언조에서 3라운드 경기를 시작한다.

브라이슨 디섐보가 골프백에서 아이언을 꺼내고 있다. (사진=AFPBB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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