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필감성 감독 "유연석, 시체 머리 들고 둥가둥가…무서웠다" [인터뷰]①

최희재 기자I 2023.12.14 15:12:15
필감성 감독(사진=티빙)
[이데일리 스타in 최희재 기자] “‘저렇게까지 준비를?’ 하지 말라고 하기도 그렇고 더 해보라고 하기도 그랬죠.(웃음)”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티빙 오리지널 ‘운수 오진 날’ 공개 기념 인터뷰에서 필감성 감독이 기억에 남는 장면에 대해 전했다.

‘운수 오진 날’은 평범한 택시기사 오택(이성민 분)이 고액을 제시하는 묵포행 손님 금혁수(유연석 분)을 태우고 가다 그가 연쇄살인마임을 깨닫게 되면서 공포의 주행을 시작하게 되는 이야기다.

‘운수 오진 날’ 포스터(사진=티빙)
‘운수 오진 날’은 필 감독의 첫 드라마이자 OTT 작품이다. 그는 “저는 캐릭터에 끌리는 사람이다. 요즘 영화를 보면 러닝타임이 점점 짧아지지 않나. 캐릭터를 한 영화 안에서 보여주기가 어려운 면이 있었는데 OTT를 하게 되면 캐릭터의 흐름을 잘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번에 원 없이 한 것 같다”라며 만족도를 드러냈다.

왜 ‘운수 좋은 날’을 선택했을까? 필 감독은 “크게 세 가지였다.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스릴러를 10부작을 통해서 하는 것. ‘하루만에 이야기를 어떻게 하지?’ 하는 도전의식이 들었던 것 같다. 또 본 적 없는 드라마 형식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 ‘잘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도 컸다. 로드무비 형식과 스릴러가 합쳐진 게 흥미로웠다. 악역 금혁수를 제대로 그려보고 싶었다는 이유가 있었다”고 답했다.

웹툰과는 어떤 차별점이 있는지 묻자 “한정된 공간 내에서 금혁수와 오택의 이야기가 전개된다는 것도 매력적이었지만 10부작 드라마로 끌고 가기에는 한정된 공간이니까 오택의 다채로운 이야기를 넣는 게 중요했다. 왜 이 일에 말려들었고 어떤 감정을 겪어서 금혁수와 만나는가가 1번이었다. 또 하나는 황순규(이정은 분)의 이야기를 끌어들여서 세 명이 충돌하면서 만나는 리듬감을 만들어보자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이었다”고 설명했다.

필감성 감독(사진=티빙)
소름 돋는 연기를 보여준 유연석에 대해서는 “‘저렇게까지 한다고?’ 하는 과감함이 있었다. 머리를 가지고 오는데 둥가둥가(아기를 달래듯이 품에 안아서 흔드는 모습)를 해서 너무 놀랐다. 제가 부르니까 ‘왜요?’ 하면서 저를 바라보는데 할 말이 없었다. 좋았지만 너무 세고 너무 무서웠다. ‘저렇게까지 준비를?’ 하지 말라고 하기도 그렇고 더 해보라고 하기도 그렇고 묘했던 느낌이 있다”고 말해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이어 “연석 씨의 선택들이 한마디로 접신한 것 같았다. 찍으면서도 ‘정말 무섭다’ 했다. 장례식장에서도 황순규 아들을 죽게 만들고 엄마 앞에서 ‘얼마나 상심이 크십니까’ 하면서 몰래 보는 눈이 있는데 연출을 하면서도 화가 났다. 나도 모르게 컷하고 ‘나쁜 놈’이라고 했던 기억이 있다. 저 사람 정말 잘 캐스팅했다 싶었다. 평상시에는 너무나 자상하고 스윗하고 배려가 많은데 그런 지점에서 묘한 도발성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필감성 감독(사진=티빙)
CCTV를 보며 금혁수가 브이하는 장면에 대해선 “브이하는 게 공교롭게도 영화 ‘인질’ 할 때 이호정 배우가 그렇게 한 게 있다. 제가 시킨 것 같으니까 안 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연석 씨가 ‘왜요? 재밌잖아요’ 하더라. 보면 볼수록 흥미로운 지점이 있었다. 손톱을 뽑고 소독약으로 치료해주는 장면도 있는데, 제가 ‘슬의생’(슬기로운 의사생활)처럼 해달라고 했다. 정말 다정하게 ‘가만있어봐요’ 하더라. 묘했다”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또 필 감독은 황순규와 금혁수(이병민)가 맞서는 장면을 언급하며 “촬영할 때 이정은 배우가 (유연석이) 너무 강력해서 못 이기겠다고 하셨다. 다리가 후들거린다는 말씀을 하셨던 생각이 난다”고 덧붙였다.

‘운수 오진 날’은 티빙에서 감상할 수 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