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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2015 차줌마 효과'

강민정 기자I 2015.03.16 08:46:34
‘차줌마 효과’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배우 차승원이 대중을 움직이고 있다. ‘차줌마(차승원+아줌마의 합성어)’는 요즘 문화트렌드를 설명하는 키워드다.

차승원은 케이블채널 tvN ‘삼시세끼’ 어촌편으로 연일 화제의 중심에 있다. 인터넷에 ‘차승원’을 검색하면 온통 요리 관련이다. 방송 사진은 말할 것도 없다. 뜬금없는 음식 사진, 정갈하게 세팅된 상차림을 올린 일반인들의 ‘인증샷’이 천지다. 이게 다 고무장갑을 끼고 모든 주방기구를 동선에 맞춰 정리하곤 홍합짬뽕, 우럭탕수육, 해산물피자, 제육볶음, 동치미를 만들어 낸 차승원 때문이다.

지난 1988년 모델로 데뷔, 10년 넘게 런웨이를 걸었다. 자신이 아닌 옷에 스포트라이트를 양보했던 그는 데뷔 23년이 지난 지금 대중에게 친근한 스타가 됐다. 드라마나 영화 제작발표회나 공식석상에서 차승원이 하는 말은 ‘솔직 발언’으로 화제를 모았다. ‘주유소 습격사건’, ‘신라의 달밤’, ‘라이터를 켜라’, ‘광복절특사’, ‘귀신이 산다’ 등으로 이어진 코믹 연기는 지금의 차승원을 만든 발판이 됐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시초였던 ‘무모한 도전’에서 연탄을 옮기며 “노홍철 제발 입 좀 닫아!”라고 외치던 모습은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회자되는 장면이다.

차승원 검색 결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코믹 배우’로 웃음을 준 그는 최근 아버지로 뜨거운 눈물을 삼키기도 했다. 지난해 아들 차노아의 친부가 따로 있다는 사실이 세간에 알려져 마음고생을 했다. “나와 아내, 노아를 위해 작은 거짓말을 했다”며 “마음으로 낳은 아들이라 굳게 믿고, 지금도 그때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힌 차승원의 모습에 대중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좋지 않은 일을 겪으면 잠시 활동도 뜸해지기 마련이다. 차승원은 대중 앞에 서길 주저하지 않았다. 그 용기는 ‘히트메이커’로 통한 나영석 PD와의 만남으로 이어졌다. ‘삼시세끼’ 어촌편은 방송 후 단 한번도 시청률 1위를 놓치지 않았다.

20~49세 남녀가 열광했다. 지방에서 올라온 대학생, 직장을 얻어 독립한 회사원 등 요즘 현대인을 표현하는 삼포세대(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한 세대)가 ‘2049’ 세대에 집중돼 있다. ‘자취인(혼자 밥 먹고 사는 사람)’으로 통하는 이들이 차승원에 열광한 셈이다. 자취인을 인터넷에 검색하면 ‘요리’, ‘밑반찬’, ‘간단 레시피’가 연관 수식어로 뜬다. 관련 홈페이지와 커뮤니티 사이트가 수두룩하다.

‘차줌마’는 이들에게 한줄기 빛이 됐다. 번듯한 재료 없이도 해물찜을 만들 수 있고, 김치가 없어도 배추 몇 장의 겉절이면 문제 없다는 걸 보여줬다. 이제 장어구이는 한번 쯤 식탁에 올려볼 만한 나만의 보양식이 됐다. 의지와 정성만으로 한끼 진정성을 살린 차승원의 모습은 많은 이들을 변화시켰다.

요리하는 차줌마.
여자가 남자를 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한때 모 예능프로그램에서 혼자 사는 남자들의 일상을 엿보며 동정심을 느꼈던 여자들이 정반대가 됐다. 혼자 밥 먹는 남자도 멋있을 수 있고, 주방 살림에 욕심내는 남자의 취향에 대한 존중이 생겼다. ‘삼시세끼’의 한 여성 스태프는 “나의 한 끼에 대한 책임감, 나를 배부르게 하는 음식에 대한 소중함을 아는 사람이었다”며 “현장에 있던 여자 스태프 모두 그 지점에서 ‘참 멋진 남자’라는 감동을 받고 여성 시청자들도 차승원을 통해 남자에 대한 새로운 로망을 갖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불가능에 도전하는 차승원의 ‘요리 미션’은 남자의 질투심을 유발했다. ‘셰프 전성시대’라고 불리며 요리하는 남자가 사랑 받는 요즘이다. 나영석 PD는 “그가 보여준 배우, 예능인, 인간으로서의 모습이 거의 완벽하지 않았나”라며 “친구인 유해진은 그를 피곤해했고 손호준처럼 어린 친구는 무한한 존경을 표하곤 했는데, 차승원을 보는 일반 남자들은 손호준보다 ‘유해진 부류’가 많았을 거다”고 봤다.

성공한 모델에서 웃긴 배우로 입지를 넓혔고, 영역을 넘나드는 ‘멀티테이너’로 거듭난 차승원. 모델 출신 후배들의 ‘아이돌’인 그는 40대 후반을 바라보는 지금 ‘여자의 로망’이자 ‘남자의 표적’까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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