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중국 최대 석유기업, 북미지역 사업 철수 예정"

고준혁 기자I 2022.04.14 18:49:41

중국해양석유, 중-서방 갈등으로 자산동결 위험
라틴 아메리카·아프리카 진출 계획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중국 최대 석유기업인 중국해양석유(CNOOC)가 미국, 캐나다 등 북미지역에서 사업을 철수할 예정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중국과 서방과의 관계가 악화되자 자산동결 등 2차 제재를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해양석유(CNOOC) 로고. (사진=AFP)
1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업계 관계자들을 인용, 중국해양석유가 영국, 캐나다, 미국에서 벌이고 있는 사업을 철수할 계획을 세웠다고 전했다.

중국해양석유는 2012년 캐나다 석유업체 넥센(Nexen)을 150억달러(약 18조3700억원)에 인수해 중국에서 가장 큰 석유기업이 됐다. 이를 기점으로 미국과 영국 등에서도 시추 사업을 시작했다.

중국해양석유가 현재 영국 인근 북해와 미국의 멕시코만, 캐나다 내륙지역의 오일샌드(원유를 포함한 모래 또는 사암)에서 생산하는 석유는 하루 약 22만배럴이다.

중국해양석유가 서방국에 진출한 지 약 10년 만에 전격 철수를 계획하고 있는 이유는 미국과의 관계 개선이 쉽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때부터 인권, 대만 문제 등을 이유로 미국은 중국을 압박했고 무역 전쟁을 벌이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기 위한 서방국들의 러시아 제재에 중국이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양국 관계는 더 틀어졌다. 이날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 주최로 열린 행사에서 “미국과 동맹국들이 러시아에 부과한 제재를 훼손하는 국가에 대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에 경고했다. 로이터는 서방 국가에 있는 중국기업의 자산 동결 가능성이 있고, 이에 중국해양석유가 철수를 확정한 것으로 관측했다.

한 소식통은 중국해양석유가 북미에서 사업을 접는 대신 라틴 아메리카와 아프리카에서 시추 사업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질과 가나, 우간다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작년 3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상장 폐지된 중국해양석유는 이달 말 상하이증권거래소에 상장할 계획이다. 상장 폐지 당시 뉴욕증권거래소는 중국군이 소유하거나 통제하는 기업에 대한 미국인들의 투자를 금지하는 도널드 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근거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