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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2년 남긴 CEO 교체…신세계, '신상필벌' 원칙 적용(종합)

정병묵 기자I 2022.10.27 16:15:46

손영식 신세계 대표 사장 승진…사이먼 김영섭 전무 내정
스벅코리아 신임 대표에 신세계아이앤씨 손정현 대표
2025년 임기 송호섭 대표, '서머캐리백' 사태 문책성 경질
신세계 건설 정두영 부사장·신세계아이앤씨 형태준 부사장
사장 1명·부사장 2명 등 50명 승진…전년비 소폭 감소

[이데일리 정병묵 남궁민관 김범준 기자] 신세계(004170)그룹이 사은품 ‘발암 물질 검출 논란’의 중심에 있던 송호섭 SCK컴퍼니(스타벅스커피코리아) 대표를 조기 해임하는 등 내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사회적 논란을 야기한 최고경영자(CEO)를 문책하고 성과·능력주의 인사기조를 강화해 새로운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전략이다.

신세계그룹은 27일 “엄정한 평가를 통한 신상필벌 원칙을 철저히 적용하고, 핵심 경쟁력 강화와 미래 준비, 인재 육성에 초점을 맞춰 엄격한 성과주의, 능력주의 인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날 신세계그룹은 정기임원인사를 통해 사장 1명, 부사장 2명, 전무 14명, 상무 9명, 상무보 24명, 직책승진자 2명 등 52명에 대한 승진인사를 단행했다. 작년 승진자는 부사장 3명, 전무 12명, 상무 18명, 상무보 21명 등 총 54명으로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한 규모다.

신규 임원으로 승진한 24명 중 여성 임원은 △장수진 상무보(신세계백화점) △김하리 상무보(신세계백화점) △정승원 상무보(신세계인터내셔날) △이경희 상무보(이마트) △김정민 상무보(신세계그룹 정책지원본부) 등 5명이다.

손정현 SCK컴퍼니 대표이사(사진=신세계그룹)
가장 눈에 띄는 인사는 스타벅스커피코리아를 운영하는 SCK컴퍼니다. 임기를 2년이나 남긴 송호섭 대표를 해임하고 손정현 신세계아이앤씨(035510) 대표를 새 수장에 앉혔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올 여름 ‘e-프리퀀시’ 행사 증정 굿즈(기획상품) ‘서머 캐리백’에서 1급 발암 물질인 폼알데하이드가 검출된 사실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와 제품 리콜에 추가 보상까지 진행했다.

하지만 당초 소비자로부터 제기된 유해물질 검출 의혹 논란에 즉각 사과하거나 대응하는 모습 없이 초기 대응에 실패하면서 ‘화’를 키웠다. 그룹 인사가 예년보다 한 달 여 늦게 결정된 것도 송 대표가 이 문제로 국정감사에 잇달아 출석하는 상황이어서다. 결국 ‘신상필벌’ 원칙을 통해 2019년부터 스타벅스커피코리아를 이끌어 온 송 대표는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새 수장은 신세계그룹의 정보통신기술(ICT) 계열사 신세계아이앤씨의 손정현 대표가 맡았다. 손 대표는 1968년 부산 출생으로 서울고와 고려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니아대학 경영전문대학원 와튼 스쿨을 나왔다. 2007년 SK텔레콤, 2011년 SK홀딩스 등을 거쳐 2015년 신세계아이앤씨에 합류해 정보기술(IT)사업부장 상무와 전무 등을 역임하고 지난 2020년 10월부터 대표이사를 맡았다.

손 대표는 줄곧 ICT 업계에 몸담으며 정통한 전문가로 꼽힌다. 그런 그를 소비재 식음료 영역 대표로 새롭게 발탁하면서, 향후 스타벅스가 개인정보보호와 고객 만족 등 디지털 역량 강화 중심의 경영에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이 따른다.

백화점 부문은 사업별 전문성을 극대화하고, 미래 산업 생태계를 주도할 수 있는 ‘뉴 비즈니스’ 강화를 위해 대표이사 진용을 공고히 구축하고 외부 인재 영입 및 전문 조직체계를 강화했다.

손영식 신세계 대표이사(사진=신세계그룹)
올해 백화점 역대 최대 실적을 이끈 손영식 신세계 대표가 사장으로 승진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 대표는 외부 전문가를 새로 영입할 예정이다. 영국 패션기업 올세인츠 대표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리테일·이커머스 총괄 부사장을 지낸 윌리엄 킴 ‘라파’ 대표가 거론된다. 기존의 이길한 대표는 공동 대표를 맡게 된다.

신세계라이브쇼핑 대표에는 온라인사업 경험이 풍부한 신세계까사 최문석 대표를, 신세계까사 대표에는 영업 전문가인 신세계라이브쇼핑 김홍극 대표를 내정했다. 신세계사이먼 대표에는 상품기획(MD) 전문가인 신세계디에프 상품본부장 김영섭 전무를 내정했고, 백화점부문 기획전략본부장에는 재무출신인 신세계 지원본부장 허병훈 부사장을 선임했다.

최근 3년간 과감한 대표이사 교체를 통해 변화와 혁신을 추진해온 이마트(139480) 부문은 올해에도 새로운 대표이사 진용을 구축했다. 신세계건설 대표에는 현장 전문가인 정두영 부사장을 내정했고, 신세계아이앤씨 대표는 이마트 지속가능혁신센터장인 형태준 부사장을 내정했다.

정두영 신세계건설 건설부문 대표이사(사진=신세계그룹)
내년 3월로 임기가 만료되는 강희석 이마트·SSG닷컴 대표는 다시 신임을 얻었다. 지난해 지마켓글로벌(옛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성공적으로 완수한 강 대표는 올해 온·오프라인 시너지 창출 초석을 다지는 과정에서 여러 부정적 지표를 보이며 연임 가능성에 먹구름이 끼는듯 했다. 하지만 안정적이면서도 중장기적인 성과 창출에 대한 기대로 재신임 받았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정용진 부회장이 앞세운 ‘신세계 유니버스’라는 큰 그림에서 온·오프라인 시너지 창출을 이끌어온 강 대표 체제가 유지되면서 힘이 더욱 실린 모양새”라며 “앞으로도 능력주의, 성과주의에 기반한 엄중한 인사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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