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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르네사스는 알티움을 8890억엔(약 7조9000억원)에 인수한다. 호주 시드니에 상장된 알티움 주식을 1주당 68.5호주달러에 인수하는 방식이다. 전날 종가 대비 33.6%의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이다. 인수 대금은 대출과 보유 현금으로 조달할 예정이다. 르네사스는 올해 당국 승인 절차를 거쳐 하반기 중으로 알티움 인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르네사스는 일본 최대 차량용 반도체 회사다. 네덜란드 NXP, 독일 인피니온과 함께 글로벌 3강으로 꼽힌다. 도요타, 혼다 등 주요 자동차 기업들과 협력하면서 점유율을 늘려 왔다. 르네사스는 지난 2021년 9월 영국 반도체 설계 회사인 다이얼로그 세미컨덕터를 60억달러(약 8조원)에 인수했고, 2022년에는 임베디드 인공지능(AI) 솔루션 업체인 리얼리티 AI를 사들였다. 이번에 또 한국 돈으로 10조원에 가까운 빅딜을 성사시키면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더 확대했다.
미국 샌디에이고에 본사를 둔 알티움은 반도체 인쇄 배선 기판을 클라우드에서 설계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사다. 앞서 2021년 7월 캐나다 오토데스크가 알티움에게 40억달러에 가까운 인수 금액을 제시했으나, 알티움은 이를 거절했다. 클라우드 소프트웨어로 전환해 회사의 성장 전망이 높은 데 반해 인수 가격이 낮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 이번에 더 높은 금액에 매각하는데 성공했다.
블룸버그는 “르네사스는 점점 복잡해지는 반도체를 통합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서비스로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바타 히데토시 르네사스 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몇 년간 몇 건의 인수를 했지만 이번은 그 성질이 매우 다르다”며 “미래를 향한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했다.
르네사스의 이번 빅딜이 주목 받는 것은 일본 정부가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인 반도체의 패권 되찾기에 사활을 걸고 있는 와중이기 때문이다. 일본 기업들도 적극적인 M&A와 투자를 통해 화답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반도체 굴기는 오는 24일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TSMC의 구마모토현 제1공장을 준공 때 절정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TSMC를 유치하기 위해 막대한 보조금을 쏟아부었다. 일본 현지는 TSMC 유치 등을 시작으로 옛 영광을 되찾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들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