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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산업혁명' 주도하는 AI…돈 쓸어담는 주식 따로 있네

이소현 기자I 2024.05.28 17:58:19

AI 호황에 건설·전력 기업도 호황
S&P500 유틸리티 3개월새 15%↑
데이터센터 건설 관련주 상승세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차세대 산업혁명’을 주도하고 있는 인공지능(AI) 열풍이 지속하는 가운데 AI 산업을 지원하는 분야에 대한 투자도 관심을 끌고 있다.

16일(현지시가)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 팜 비치에서 고압 전력선이 전력망을 따라 흐르고 있다.(사진=AFP)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AI 산업의 부흥으로 반도체 등 기술주를 넘어 AI 개발 및 유지에 필수적인 전력 업체, 데이터센터를 짓는 건설 업체 같은 전통적인 기업들이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곡괭이와 삽(Picks and Shovels)’ 전략을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19세기 미국과 호주, 브라질 등 세계 각지에서 금광 개발 열풍(골드러시) 시절에 금광 개발 업자보다 금광에 필요한 도구를 팔던 이들이 큰돈을 벌었다는 것이다.

실제 월가에서는 지난 24일 기준 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구성 종목 중 유틸리티 업종의 3개월 수익률은 15%로, 다른 업종 대비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이는 AI 확산으로 전력 소비량이 큰 데이터센터 건립이 늘어나면서 미국 내 전력 수요가 급증할 것이란 기대가 유틸리티 종목 주가를 밀어 올린 영향이다. 이 기간 S&P 500지수의 수익률은 4.2% 수준인 것과 비교해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씨티은행 분석에 따르면 데이터센터가 소모하는 전력은 현 미국 내 전력 수요의 4.5% 수준을 차지하지만, 2030년에는 그 비중이 10.9%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데이터센터나 발전소의 확장 및 추가 건립 기대는 S&P 500지수 구성 종목 중 에너지(6.4%)나 소재(5.1%) 업종의 강세로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그래픽 처리 장치(GPU)(사진=AFP)
AI 열풍 속에 데이터센터 확충에 나선 경영진들에 따르면 실제 수요 급증으로 인해 백업 발전기와 냉각 시스템과 같은 필수 장비의 배송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 지난 24일 기준 뉴욕증시 기준으로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고 냉각하는 장비를 만드는 ‘버티브 홀딩스(Vertiv Holdings)’의 주가는 올들어 두 배 이상(121%) 상승했다. 최근 주가가 1000달러를 돌파한 엔비디아의 주가 상승률(115%)보다 크다. 이 회사는 지난 1분기에 신규 주문이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했다고 밝혔다. 월가 분석가들은 버티브 주가는 앞으로 약 15%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앞으로 몇 년간 수익 전망치를 대폭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이어 전력 관리 장비를 만드는 ‘이튼(Eaton)’의 주가는 올해 42% 성장했다. 상업용 건물용 전자 시스템을 제조하는 ‘존슨 컨트롤(Johnson Controls)의 주가도 올해 28% 상승했다.

이는 최근 주가가 1000달러를 돌파한 엔비디아와 같은 AI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술기업뿐만 아니라 AI 시대의 필수재인 데이터센터 건설과 연관된 전통산업 업종들도 AI 붐의 수혜를 받고 있는 것이다.

뉴욕라이프투자의 로렌 굿윈 최고시장전략가는 “데이터센터 건설업자와 운영업자, 발전소 등이 현재 투자기회가 있는 분야”라고 평가했다.

UBS의 나디아 노벨 수석 미국주식전략가는 “우리는 AI 거래의 확산을 목격했다. 이제 단 하나의 주식에 의존하지 않는다”며 “반도체가 기본이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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