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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구찌의 로마 사무실 밖에서 파업에 나선 디자이너들은 ‘구찌에서는 정리해고가 유행’ 등이 적힌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이는 구찌 102년 역사상 디자이너가 벌인 최초의 파업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앞서 구찌 브랜드를 소유한 프랑스에 본사를 둔 명품그룹 케링(Kering)은 지난달 219명의 디자인 직원 중 70%가량(153명)을 이탈리아 수도 로마에서 약 500㎞ 떨어진 밀라노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구찌는 성명을 통해 “크리에티브 디렉터와 관련 팀은 밀라노에 기반을 둔 브랜드의 전략적 기능과 긴밀히 협력해 필요한 상호작용과 시너지를 극대화할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구찌 노조는 회사 측에 근무지 이전 결정을 재고하라고 요구했다. 키아라 지아노티 구찌 노조 대표는 “로마의 디자인 사무실은 디자이너가 일하고 모든 컬렉션이 탄생하는 구찌의 심장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모회사인 케링이 구조조정을 통해 직원 수를 줄이고 불만족스러운 조건을 제시해 가족 때문에 로마를 떠날 수 없는 직원들을 내쫓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자녀가 있거나 편부모만 있는 직원들은 대안 없이 로마를 떠야야할 위기에 처해있다고 전했다.
페데리카 리치 라치오주 필템-크길 노조 사무국장도 “직원 모두가 사무실 이전에 따라 움직일 수 있는 조건을 제시받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는 집단 해고에 해당한다”며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규탄했다. 구찌 노조에 따르면 로마에 남을 것으로 예상하는 66명의 다른 직원들의 운명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밀라노로 전보되거나 로마나 피렌치의 다른 케링 소유의 회사로 이동할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구찌는 “인력 감축 계획은 아니며, 현행 규정을 준수해 이전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밀라노로 이전하는 직원들을 위한 경제적 지원 대책도 마련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