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반도체 관계자는 “‘코로나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이후 화상회의, 비대면(언택트) 관련 제품 수요와 함께 여기에 들어가는 메모리반도체 판매량 역시 증가하면서 올해 상반기까지 실적 상승세가 이어졌다”며 “반도체 수급불균형으로 인한 판매 가격 상승 등 영향으로 이익도 늘어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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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1위 팹리스 업체인 LX세미콘(108320)이 올해 상반기 실적(연결기준)을 집계한 결과 매출액이 전년 동기 8549억원보다 38% 늘어난 1조 1842억원이었다. LX세미콘이 반기 기준 매출액 1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548억원에서 2375억원으로 53%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20%에 달했다. 지난해 연매출 1조 8988억원을 기록한 LX세미콘은 현 추세라면 올해 사상 처음 매출액 2조원 돌파가 유력한 상황이다.
LX그룹 반도체 계열사인 LX세미콘은 가전, 모바일 등에 들어가는 디스플레이용 반도체 분야에 주력한다. 특히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에 들어가 영상 데이터를 제어하는 구동칩(DDI) 매출 비중이 80% 이상이다. LX세미콘 관계자는 “OLED와 고사양 LCD 물량 증가로 여기에 들어가는 DDI 등 매출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자동차용 반도체에 주력하는 텔레칩스(054450) 역시 올해 상반기 개선된 실적을 공개했다. 텔레칩스는 이 기간 매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23% 늘어난 674억원이었다. 매출액이 증가하면서 같은 기간 영업이익 39억원을 올리면서 전년 동기 5억원 적자와 비교해 흑자로 돌아섰다. 텔레칩스는 자동차 ‘오디오·비디오·네비게이션’(AVN)에 들어가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에 주력한다.
특히 텔레칩스는 현대차·기아에 들어가는 AVN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점유율 80% 이상을 이어간다. 텔레칩스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자동차용 반도체 수요가 여전히 활발했으며, 여기에 외주생산(파운드리) 이슈도 어느 정도 해소되면서 전년 동기보다 나아진 실적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반도체 경기가 하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이들 업체가 올 하반기에도 실적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최근 올해 전 세계 반도체 시장 성장률을 기존 13.6%에서 7.4%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해 성장률 26.3%와 비교해 크게 낮아진 수준이다. 특히 내년에는 반도체 시장이 2.5% 역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올 하반기 들어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현상, 금리 인상 등 영향으로 전 산업군에 걸쳐 반도체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팹리스 업체들은 신사업 강화 전략 등을 구사해 견조한 실적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