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는 이날 중장기 사업 및 투자 전략을 담은 ‘현대글로비스 2030 성장 전략’을 제시했다. 2030년까지 매출을 ‘40조원+α’로 키우고 영업이익 3조원, 영업이익률 7% 수준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다. 올해는 실적 목표를 △매출 26조~27조원 △영업이익 1조6000억~1조7000억원 등으로 제시했다.
이규복 현대글로비스 대표는 “공격적 매출 성장과 함께 수익률을 지속적으로 확보해 나가겠다는 것”이라며 “기존 자산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동시에 연 평균 1조3000억원가량의 핵심 자산 투자로 지속 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가고, 전략적 필요에 따라 인수합병 방식의 성장도 적극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2030년까지 중장기 성장…9조원 이상 공격 투자
사업적으로는 중장기 외형성장 달성을 위해 △기존 사업의 확장 △비계열 매출 적극 확대 △신사업 전개 등 3가지 전략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부문별로 보면 물류는 해외물류 사업에서 공격적으로 비계열 영업에 나서며, 현재 20% 수준의 비계열 매출 비중을 2030년에는 60% 이상으로 전환한다. 해운은 자동차선 매출 중 50% 이상을 비계열로 채우고, 벌크선에선 액화천연가스·암모니아 등 친환경 에너지 해상운송을 적극 추진해 매출 증대를 이룬다. 유통 사업은 반조립부품(KD) 신규 수주를 늘리고 사용 후 전기차 배터리 회수 및 재활용 사업으로 대표되는 신사업에서 성장동력을 지속 확보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대글로비스는 2030년까지 9조원 이상의 투자를 집행, 자산 기반의 안정적인 지속적 성장을 도모한다. 투자액은 기존사업의 역량강화를 위해 물류 사업에 36%, 해운에 30%, 유통에 11%로 나눠 집행하며 나머지 23%는 신사업 확대 등을 위한 전략투자에 투입한다.
현대글로비스는 물류를 완결하는 주체로서 광범위한 물류 산업에 뛰어들 계획이다. 회사 타깃 시장도 자동차 산업군에서 산업 전반으로 확장한다. 현재 현대글로비스는 글로벌 자동차 물류 공급망 내에서 앞선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더불어 자동차 KD 수출, 완성차 해상운송, 중고차 등 전 영역 대상 맞춤 서비스가 가능한 유일한 글로벌 기업이다.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차·기아 등 계열 물량뿐만 아니라 신생 전기차 제조사와 아시아계 완성차 회사 등을 적극 공략하고 글로벌 비계열 매출 확대 전략을 펼친다. 이를 통해 다양한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의 비계열 물류 수행에 있어 앞으로도 균형 있고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어 나갈 계획이다.
나아가 투자를 통한 보유 역량 고도화에도 속도를 더해 전기차 전용 설비·생산 거점 등 핵심 인프라 추가 확보에 나선다. 국내외 완성차 운송에서 직영 운영을 확대해 서비스를 더욱 안정적으로 제공하고 앞서 보유한 인프라의 기술을 더욱 고도화하고 물류 운영 및 설비 자동화에도 역량을 집중해 시장 내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한다.
현대글로비스는 2030년까지 회사 전체 매출 중 비계열의 비중을 40%까지 높일 계획이다. 독립적인 기업 가치를 창출하고 회사의 지속 성장을 위해선 비계열 사업 확대가 필수라는 판단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 종단 간(E2E) 물류 솔루션 사업을 적극 추진한다. E2E는 화물의 출발에서부터 최종 도착까지 물류 전 영역을 아우르는 것으로, 선적지에서 컨테이너 화물을 보관하고 선박, 항공, 철도를 통해 화물을 운송하며 최종 도착지에서 통관, 보관, 내륙 운송 업무까지 처리하는 ‘물류 토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현대글로비스는 해당사업의 대상을 기존의 자동차 부품에서 전기차 배터리, 건설 기계, 에너지 설비 등 전후방 인접 영역으로 확장한다. 향후 금속, 화학, 바이오, 반도체 등 고부가가치 산업군까지 고객 폭을 넓힌다.
현대글로비스가 내세우는 강점은 ‘운임 경쟁력’과 ‘공급망 유연성’이다. 지난해 기준 회사의 컨테이너 수출입 물동량은 연 64만TEU(20피트 길이 컨테이너 단위)로 글로벌 수준의 물량을 처리하고 있다. 강력한 구매력을 통해 경쟁력 있는 고정 운임과 안정적인 선복을 확보해 전 세계 기업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해상, 항공, 철도, 육상을 잇는 147개 촘촘한 물류 네트워크를 통해 급변하는 물류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회사의 주요 수익 사업 중 하나인 해운(자동차선·벌크선) 부문에서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사업을 확장해 글로벌 톱티어(일류)의 위치를 더욱 견고히 한다.
자동차운반선의 경우 과감한 투자로 선대를 확대해 현재 소화하고 있는 연 340만대 수준의 완성차 해상운송 물량을 2030년 약 500만대까지 성장시킬 계획이다. 이는 2030년 글로벌 완성차 해상 운송 시장 전체 예상 물동량(2400만대)의 약 20%로 전 세계 자동차 운반 선사 중 1위를 노린다.
이를 위해 현대글로비스는 자동차선 선대규모를 2030년 128척으로 늘릴 계획이다. 선대 경쟁력을 무기로 계열 및 비계열 물량 수주를 확장해 나가며 특히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 및 신생 전기차 브랜드와 협업도 고도한다.
이미 1조원을 투입해 6척의 새로 만든 선박과 22척의 장기 용선(빌린 선박)을 확보한 상태다. 추가되는 자동차선은 최대 1만대를 실을 수 있는 초대형 선박이 대부분으로 현재 대비 선박 1척당 운영 효율이 15% 향상돼, 선복(선박 내 화물 적재 공간)이 늘어나 더욱 안정적인 완성차 해상운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전망이다.
벌크선 사업에선 향후 시장성 높은 액화천연가스(LNG) 및 액화석유가스(LPG) 해상운송에 뛰어든다. 나아가 다가오는 수소 사회를 대비해 미래 에너지로 꼽히는 암모니아, 액화수소의 해상 운송을 위한 기술력을 확보한다.
현대글로비스는 올해 LPG 운송선 2척, LNG 운송선 1척을 이미 글로벌 가스 운송 시장에 투입하고 본격 수행 중이다. 2027년에는 LNG 운송선 4척이 추가돼 중동 고객 물량을 수행할 예정이다. 이어 2031년에는 암모니아 및 액화수소 운송을 위한 행보도 가시화할 전망이다.
◇ 신사업 스마트 물류·사용 후 배터리 전략 육성
신사업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는 스마트 물류 솔루션 사업은 시장 성장세를 전망하고 가용 자원을 적극 투입해 사업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스마트 물루 솔루션은 물류센터의 자동화를 위해 최적화된 프로세스와 시스템 및 설비로 구성된 솔루션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정보통신기술(ICT), 인공지능, 자동화 로봇 등 기술을 적용하고 물류센터 내 프로세스에 맞춰 분류, 보관, 이송, 피킹(Picking) 등 다양한 설비와 이를 컨트롤하는 소프트웨어를 구축, 공급하게 된다.
올해 현대글로비스는 한국초저온과 약 300억원 규모의 물류 자동화 시스템 공급 계약을 맺는 등 사업을 구체화하고 있다. 셔틀 및 소터(화물 이동 및 분류 장비) 등 물류 자동화 설비와 효율적인 센터 운영을 위한 자동화센터 제어시스템(WCS) 등 소프트웨어를 적용하고 물류 운영 노하우를 투입해 물류 효율과 기업의 생산성 확대를 돕고 있다.
향후 현대글로비스는 수주 물량을 적극 늘려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유통과 소비재, 이차전지, 자동차, 바이오, 석유화학 등 여섯 분야를 핵심 공략 산업군으로 삼고 공격적으로 수주 확대에 나선다.
앞으로는 시뮬레이션 알고리즘, 인공지능, 디지털 트윈(가상모형) 등 소프트웨어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자동화 설비 등 하드웨어 기술 역량을 접목해 물류 시장의 스마트화 전환도 촉진할 계획이다.
친환경 전략소재 공략에도 속도를 올린다. 현대글로비스는 특히 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공격적으로 전개, 확장해 매출 성장의 한 축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자동차 산업군 물류의 중심에 있는 현대글로비스는 자원들이 ‘조달→제품생산→상품판매→애프터마켓→조달’로 다시 이어지는 자원 재순환 생태계 구축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소요 비용 중 물류비가 40%를 차지하는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 시장에 주목한다. 공급망 관리 노하우를 발휘해 비용 절감을 돕고 운영 효율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선제적으로 배터리 재활용 전문 기업 ㈜이알에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이를 통해 전처리 기술과 설비 사용에 대한 역량을 갖췄다. 지난 2021년에는 전세계에서 발생하는 사용후 배터리 수거를 위해 전용 회수 용기 특허를 취득한 바 있다.
앞으로도 현대글로비스는 선제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사용후 배터리의 전략적 글로벌 거점 설립, 전처리 기술 고도화, 배터리 전용 물류 공급망 최적화 등 관련 기술 경쟁력을 내재화하고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40년 북미·유럽·국내 시장 점유율 20%를 달성한다.
◇ 2045년 탄소중립 로드맵도 제시…배당 늘리고 무상증자도
‘2045년 탄소중립’을 위한 로드맵도 제시했다. 해운 부문에서는 탄소중립 이행을 위해 에너지 효율개선을 통한 탄소 배출 감축을 실시하고, 올해 액화천연가스(LNG) 이중연료 추진 엔진이 탑재된 자동차 운반선 등 선박에 이어 2035년 무탄소 선박을 도입한다. 차량에서는 올해 북미 전기차 전용 공장 물류 운영을 위해 수소 트럭을 도입하고 국내에선 완성차 물류에 수소 트럭 활용을 실증한다. 2030년에는 친환경 화물차 확대에 나서며 업무용 차량 역시 친환경차로 전환을 추진한다.
2040년에는 국내외 전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PPA(재생에너지 장기공급 계약을 통한 조달제도) 및 REC(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를 통한 전력 확보에 나선다. 미주·아시아에 위치한 해외법인은 2030년까지 유럽 및 국내 본사의 경우 2040년까지 재생에너지 전환을 목표로 세웠다.
이날 현대글로비스는 주주 친화 정책도 제시했다. 향후 3개년간 △전년 대비 배당금 최소 5%상향 △배당성향 최소 25%이상 등 신규 배당정책을 적용하는 것이 골자다. 최소치를 적용한다고 해도 2027년 주당배당금은 전년(6300원) 대비 100% 이상 확대할 전망이다.
일대일 무상증자도 실시해, 발행 주식 수량을 3750만주에서 7500만주로 늘린다. 신주 배정 기준일은 7월15일이고 신주는 8월2일 상장한다. 현대글로비스는 주식 수량이 늘어남에 따라 일반 투자자의 접근성이 개선되고 이에 따라 시장에서 주식 거래도 더욱 활성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대표는 “2030년 중장기 목표 달성을 위해 회사 구성원 모두 최선을 다하고 이 같은 회사의 성장이 주주에게도 즉각적으로 이어지도록 시장과 투명한 소통을 지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