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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 카네이션이 소고기보다 비싸네요"[그래서 어쩌라고]

전재욱 기자I 2023.05.04 13:23:43

카네이션 도매가격 내렸지만 체감 가격은 고공행진
원산지까지 확인하고 가격따져보지만 10만원 넘기도 예사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어버이날을 맞아 부모님께 카네이션을 선물한 직장인 A씨. 한 단을 풍성하게 꾸며 바구니에 담았더니 7만원이 들었다. 이 가격이면 용돈이나 외식비에 보태는 게 나을까 싶은 생각이 문뜩 들었다.

(사진=게티이미지)
5월은 졸업 시즌과 더불어 연중 꽃 수요가 가장 몰리는 편이다. 어버이날과 스승의 날을 장식하는 카네이션은 개중에 찾는 이들이 가장 많다. 도매시장에서 거래되는 꽃 가격은 전년보다 내렸으나 이를 소매 시장에서 체감하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4일 양재꽃시장에 따르면, 이날까지 보름 동안 가장 많이 거래된 카네이션 혼합(스프레이) 품종의 1속당 평균 가격은 6105원이다. 1속은 꽃을 세는 단위로 대략 1속당 10송이로 묶인다. 같은 품종의 전년 동기 평균 가격(6738원)과 비교하면 현재 9.3% 값이 내렸다. 카네이션 혼합(대륜)도 마찬가지로 이 기간에 1만3701원에서 1만751원으로 21.5% 하락했다.

혼합 스프레이는 한 줄기에 꽃이 여러 송이 열리는 품종이다. 다발과 바구니를 꾸미는 데 널리 쓰인다. 혼합 대륜은 줄기에 꽃이 한 송이가 열려서 가슴 장식으로 다는 코사지 용으로 주로 쓰인다.

카네이션 가격은 절대적으로 내렸지만 상대적으로 이를 체감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온라인 기준으로 카네이션 바구니를 구매하려면 가격이 5만원을 넘기기가 일쑤이고, 바구니당 10만원을 넘기기도 예사다. 상품 품질과 크기에 따라 가격이 갈리겠지만, 이러니 “소고기보다 비싼 게 카네이션”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카네이션을 구매하려면 원산지를 따져볼 필요도 있다. 현행법상 화훼류 가운데 카네이션은 반드시 원산지를 표시하게 돼 있는데 상당수 소비자는 여기에 무딘 편이다. 원산지는 가격을 가르는 변수다. 통상 국내산이 외국산보다 가격이 높은 편이다. 카네이션 수입량은 지난해 1만5597톤으로 전년(9976톤)보다 156%가 늘어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다. 소비하는 상당수 카네이션이 수입산일 수 있다는 의미다.

물론 카네이션 소매 가격을 결정하는 변수는 도매 가격과 원산지뿐이 아니다. 어버이날은 카네이션의 연중 최대 성수기라는 점에서 평소보다 가격이 오른다. 실제로 작년 어버이날 직후부터 보름 동안(9~23일) 카네이션 도매가격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1속당 혼합 스프레이는 2825원, 대륜은 7520원이었다. 앞서 살펴봤던 어버이날 전에 보름 동안 가격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여기에 업체마다 책정한 이윤도 다르기에 구매하는 과정에서 소비자가 부담하는 비용도 제각각이다.

이런 이유에서 실속을 챙기는 이들 사이에서는 카네이션 구매를 꺼리는 기류도 감지된다. 특히 꽃을 잘라서 판매하는 생화(절화)는 특성상 상품 가치가 지속하는 기간이 수일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니 차라리 꽃값을 아껴서 용돈을 늘리는 편이 낫다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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