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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中心’ 노린 마케팅으로 20년 만에 매출 40배↑

이윤화 기자I 2018.10.16 10:03:41

중국 법인 매출, 1999년 700만→ 2018년 2억 8천만 달러
누적매출도 20억 달러 돌파, 농심 해외 법인 최초
제20회 신라면배 바둑대회도 15일부터 북경서 막 올려

제20회 신라면배 바둑대회 개막식. (사진=농심)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올해로 만 20년을 맞은 농심의 중국 사업 부문이 최대 실적 달성을 앞두고 있다.

농심은 지난 1999년 독자사업 첫해 매출 700만 달러로 시작한 농심 중국법인이 올해 연말까지 2억8000만 달러의 최대 실적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17% 증가한 1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고, 누적매출도 20억 달러를 넘어섰다. 중국법인 누적매출 20억 달러를 돌파는 농심 해외법인 최초 기록이다.

농심은 세계 최대 라면시장인 중국에서의 성공비결로 ‘차별화된 제품’과 ‘현지화된 마케팅’을 꼽는다. 신라면의 매운맛 그대로 중국시장에 내놓되, 마케팅은 철저하게 현지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춘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마케팅 활동이 올해 20주년을 맞은 ‘신라면배 바둑대회(농심 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다. 제20회 신라면배 바둑대회는 지난 15일 중국 북경(北京)에서 막을 올려 5개월간의 일정에 들어갔다.

신라면배 바둑대회는 지난 1999년 창설 이후 지금까지 중국 인기스포츠인 바둑을 통해 ‘신(辛)라면을 각인시킨 신(辛)의 한 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농심의 중국 첫 진출은 1996년 상하이에 생산공장을 가동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대만의 한 회사와 합작형태로 진출했으나, 장기적이고 주도적인 중국 사업을 위해 1998년 지분을 인수하고 1999년부터 독자노선의 길을 걸었다. 동시에 청도공장(1998년), 심양공장(2000년) 등을 가동하며 중국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농심은 당시 ‘우리 브랜드를 중국에 그대로 심는다’는 전략으로 신라면과 너구리 등을 시장에 내놨다.

특히 신라면은 중국사업의 대표주자로 주요 대형마트와 편의점, 타오바오 등 온·오프라인에서 판매되고 있다. 또 올해 인민일보 인민망 발표 당시 ‘중국인이 사랑하는 한국 명품’으로도 선정된 바 있다.

또한 한국식 ‘끓여 먹는 라면 문화’도 그대로 가져갔다. 중국은 그릇에 면과 스프를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 데워먹는 포면(包面) 문화가 보편적이지만, 농심은 한국의 라면 조리법으로 중국 라면업체들과 정면승부를 펼쳤다.

이 밖에도 농심은 시중 저가 제품과 차별화되는 ‘고급 이미지’를 고수했다. 중국의 개방정책에 따라 중국인들의 소득수준도 함께 올라가면서 한국의 신라면을 찾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었다고 농심 측은 설명한다.

농심의 중국법인 매출액 성장 추이. (자료=농심)
농심의 중국 현지 맞춤 마케팅과 고품질 한국식 라면 고수 전략 덕분에 중국법인 매출은 2013년 1억4000만 달러에서 2014년 1억8000만 달러, 2015년 2억1000만 달러, 2016년 2억5200만 달러, 2017년 2억2700만 달러로 꾸준히 성장해 왔다.

농심 관계자는 “중국에서 경험할 수 없는 한국 특유의 얼큰한 맛이 중국인들이 신라면을 찾는 가장 큰 이유”라며 “신라면의 빨간색 포장과 매울 ‘辛’자 디자인을 두고 중국인들도 종종 자국 제품이라고 여길 만큼 신라면은 중국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농심은 상해·청도 등 동부 해안 대도시에서 중경·서안 등 서부 내륙 도시로 영업망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더불어 점점 커지는 온라인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등 중국시장 공략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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