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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기습 당시 무슨 일…유엔 "성폭행 믿을만한 근거 발견"

이소현 기자I 2024.03.05 11:00:46

성폭력 전담 조사 유엔 특사팀 보고서
"최소 3곳에서 성폭행 발생 근거 확보"
인질에 '성적 고문' 여전히 진행 중 우려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유엔이 작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습할 당시 인질과 주민을 성폭행했다는 주장에 관한 믿을만한 근거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자지구에서 하마스가 여전히 억류 중인 일부 인질에 대해서도 고문이 계속되고 있을 수 있다고 우려를 제기했다.

이스라엘 남부 스데롯 인근에서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이 발사되는 사이렌이 울리는 가운데 이스라엘 군인들이 지역을 수색하고 있다.(사진=로이터)


분쟁 지역 내 성폭력 문제를 전담 조사하는 프라밀라 패튼 유엔 특사팀은 4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지난 1월 29일부터 2월14일까지 2주 반 동안 이스라엘과 서안지구를 방문해 이스라엘 인질 성폭력 의혹을 조사한 결과 잔인하고 비인도적 대우가 저질러진 설득력 있는 정보를 찾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사팀은 이스라엘 관계자들을 만나고 영안실과 의료 현장을 방문했으며, 당시 공습에 관한 5000여장의 사진과 50시간 분량의 영상을 검토하기 위해 생존자와 석방된 인질, 응급 구조대원, 가족 등 34명과 인터뷰를 진행해 이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패튼 특사는 “10월 7일 공격 당시 가자지구 외곽 지역 가운데 최소한 3곳에서 성폭행 및 집단 성폭력이 발생했다고 믿을 만한 근거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특사팀은 공습 지역에서 허리 아래로 완전히 옷이 벗겨진 여성 시신이 손을 결박당한 채 머리에 총탄을 맞은 상태로 여러 구 발견된 점을 범행의 근거 가운데 하나로 들었다. 그는 “정황상 피해자의 옷을 벗기고 구속하는 이러한 패턴은 성폭력을 시사하는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패튼 특사는 습격 피해 현장 가운데 하나인 이스라엘 네게브 사막의 노바 뮤직페스티벌 현장에서도 피해자가 성폭행을 당한 뒤 피살된 정황이 다수 발견됐다고 언급했다. 페스티벌 현장으로 가는 232번 도로에서도 2명의 여성이 무장세력에 성폭행을 당했다는 목격자의 믿을 만한 증언이 있다고도 덧붙였다.

특사팀은 보고서에서 “하마스와 다른 단체들이 국제법에 따라 포로로 잡혀 있는 모든 사람을 즉각 무조건 석방해 성폭력을 포함한 보호를 보장하라”고 권고했다. 또 인도주의적 휴전을 채택할 것도 촉구했다.

아울러 특사팀은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인을 상대로 성폭력을 저질렀다고 주장하는 점령지 서안지구에서 최근 석방된 4명 구금자를 포함한 인터뷰 대상자들이 “구금 중인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잔인하고 비인도적이며 굴욕적인 대우, 잦은 신체 수색, 강간 위협, 장기간의 강제 노출 등 다양한 형태의 성폭력 증가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고 전했다.

반면 이스라엘 외부무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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