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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립청년 46% ‘자살 생각’…일반 청년보다 4배↑

이지현 기자I 2024.06.26 12:00:00

복지부 2023 자립지원 실태조사 결과 발표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아동복지시설이나 위탁가정에서 보호종료된 자립준비청년 5명 중 2명 이상이 ‘자살 생각’을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심리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보건복지부가 공개 ‘2023 자립지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립준비청년 중 평생 한 번이라도 자살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46.5%나 됐다. 2020년(50%)보다 3.5%포인트 줄었으나, 전체 청년(10.5%)보다는 높은 상태다.

이번에 새롭게 조사한 심각한 자살생각 비율의 경우, 자립준비청년 중 최근 1년간 심각하게 자살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도 18.3%나 됐다. 주된 이유는 △우울증 등 정신과적 문제(30.7%) △경제적 문제(28.7%) △가정생활 문제(12.3%) △학업·취업 문제(7.3%) 순으로 꼽았다. 이들에게 경제적 지원 외에 심리적 지원이 필요한 것이다.

임아람 복지부 아동보호자립과장은 “보호조치가 이뤄졌을 때 학대나 버림받았다는 상황에 처하며 심리정서적 충격 등이 누적된 것이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한 게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에는 보호종료 후 5년 이내인 전체 자립준비청년 약 1만 명 중 절반 이상인 5032명이 참여했다. 이들의 연령은 22.8세였다. ‘보호유형’은 가정위탁이 58.7%, 아동양육시설 31%, 공동생활가정 10.3% 순이었다.

‘건강보험 가입자 비율’은 2020년 42.9%에서 2023년 56.7%로 증가했다. ‘미충족 의료경험률’은 2020년 36.4%에서 2023년 20.7%로 감소했다.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사람’은 학교·동네친구 응답(59%)이 가장 높았다. ‘없다’는 응답은 2020년 7.2%에서 2023년 6.2%로 감소했다.

‘대학 진학률’은 2020년 62.7%에서 2023년 69.7%로 상승했다. 교육 수준은 4년제 이상이 35.4%, 2·3년제 34.3%, 고졸 이하 30.3% 순이었다. ‘취업자 비율’은 2020년 42.2%에서 23년 52.4%로 증가했다. 취업자의 ‘월 평균 급여’, 전체의 ‘월 평균 소득(급여, 정부지원, 후원 등)’은 각각 212만원(세후), 165만원이었다.

‘1인 가구’ 비율은 69.5%였고, 현재 사는 ‘주거 유형’은 공공임대주택 응답(45.3%)이 가장 높았다.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지원’은 경제적 지원(68.2%), 주거지원(20.2%) 순이었다.

정부는 이들의 심리정서 지원을 위해 17개 시·도 자립지원전담기관과 정신건강전문기관(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정신건강의학과 등) 간 협력체계를 바탕으로 우울증 등 자살 고위험 자립준비청년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생활상담을 실시하고 정신과 치료비·생활비 등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선배 자립준비청년들이 후배들의 멘토가 되어주는 ‘바람개비서포터즈’의 활동 규모도 지속 확대하고 있으며, 민간 부문과의 협력을 통한 사회인 멘토링도 확산해나갈 계획이다.

이기일 복지부 제1차관은 “앞으로도 정부는 자립준비청년과 함께 동행하며 세심하면서도 폭넓게 이들을 지원해나가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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