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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리어카 끌지 않길".. 폐지수집 어르신들 일자리 드려요

양희동 기자I 2024.06.25 11:15:00

모든 區 '폐지수집 어르신 일자리 전환 전담기관' 지정
수변공원 환경미화 등 노동강도 약한 일자리 지원
폐지수집 지속 원하면 '폐지수집 사업단' 운영
수집 사업단 통해 평균수입 2배 급여방식 지급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서울시가 폐지 수집 노인들에게 안정적 생계와 안전한 노동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지원책을 내놓았다. 폐지수집 대신 환경미화 등 안전하고 장기적인 일자리를 연결해주고, 폐지수집을 계속하길 원하면 공공 일자리사업과 연계해 급여방식으로 판매대금을 지급한다.

노인일자리 폐지수집 사업단 활동 모습. (사진=서울시)
서울시는 ‘폐지수집 어르신에 대한 지원방안’을 25일 발표했다. 시는 지난 3월 관련 대책 발표 후 추가 전수조사 등을 실시해 사업 규모는 확대하고 세부 지원방안을 개선했다는 설명이다. 시가 지난 2~5월 전수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현재 서울엔 3000여명의 폐지수집 노인들이 활동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여성이 61%로 과반을 넘었고, 80대 이상 47%, 70대 41%, 60대 12% 등이었다. 기초수급 및 차상위 등이 30%에 달했다.

이번 지원방안은 노인들이 더이상 폐지를 줍지 않아도 생계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안정적 소득 활동이 가능한 저강도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시는 전 자치구에 ‘폐지수집 어르신 일자리 전환 전담기관’을 지정해 일자리 발굴부터 건강과 성향 등을 고려한 저강도 일자리 연계, 후속 조치까지 체계적으로 지원한다.

전담기관은 자치구 내 시니어클럽, 노인종합복지관 등을 활용한다. 또 익숙한 일을 이어가려는 노인들의 성향을 반영해 공공장소 플라스틱 및 담배꽁초 수거, 수변공원 환경미화원 등 일의 형태는 유사하지만, 노동 강도는 약한 월 30시간 안팎 일자리를 개발·연계할 계획이다. 상대적으로 폐지수집을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은 60대 노인들에겐 경험과 체력 등을 고려한 복지시설 도우미 등 공공일자리나 도보 배달원 등 민간일자리를 연계해 적정 소득을 보장한다.

서울시는 폐지수집을 계속하고 싶은 노인들에겐 공공일자리 사업 중 하나인 ‘폐지수집 일자리사업단’을 연계해 수입을 늘려주는 방식을 적용할 계획이다. 폐지수집 일자리사업단은 수집한 폐지를 자치구가 지정한 공동판매처에 가져가면, 판매금액에 보조금을 더해 2배 수준(평균 30만원) 가량의 금액을 급여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현재 13개구 1253명이 일하고 있으며, 전 자치구 1800명으로 1.5배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폐지수집 어르신 관리시스템’도 구축해 사각지대 노인 발굴부터 심층 상담, 맞춤지원과 후속관리가 체계·효율적으로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다. 관리시스템에 등록된 노인에 대해선 동주민센터 복지플래너가 초기상담을 실시, 일자리 전환 전담기관으로 1차 연계해 적합한 일자리를 알선하다. 또 월 1회 이상 주기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건강상태, 필요서비스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정상훈 서울시 복지정책실장은 “최근 경기 불황으로 폐지 배출량이 줄어들고, 폐지단가도 떨어져 어르신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고령화 시대 어르신들이 폐지수집 아닌 더 안전하고 안정적인 일을 통해 생활을 유지하도록 노인 적합형 일자리를 적극적으로 발굴·공급하는 동시에 정부와도 긴밀한 협조를 통해 실질적으로 생계에 도움이 되는 지원을 두텁게 펼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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