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여전 희성전자에 회사 지분을 대거 넘기고 퇴진했던 최 회장은 경영일선에 복귀했으나 LG와 희성출신 전문 경영인이 대표이사 자리를 계속 지키고 있어 회사 내 입지는 예전과 같지 않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2009년 희성전자가 인수한 깨끗한나라는 범 LG그룹 사 출신의 전문 경영인이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2009년 3월 취임한 윤종태 깨끗한나라 대표는 GS리테일 부사장을 역임했으며 지난해 3월 취임한 후 현재 대표이사로 활동중인 이기주 대표도 LG전자 인도네시아법인장(부사장)과 희성전자 부사장을 거쳤다.
범 LG그룹 출신의 전문경영인이 회사를 운영하는 사이 깨끗한나라의 재무 건전성은 놀라운 정도로 호전됐다. 2006년 이후 지속된 적자로 부채비율이 1000%까지 오르는 등 취약한 재무구조를 보였던 깨끗한나라는 희성전자가 회사를 인수한 2009년 2분기 바로 흑자로 돌아선 데 이어 지난해 말 144억원의 누적 당기 순이익을 올렸다. 부채비율도 2008년 1197%에서 지난해 262%로 5분의 1수준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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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안정궤도에 오르자 자리에서 물러났던 최병민 회장도 지난해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비록 대표이사는 아니지만 상임 등기 이사로 이사회 멤버 자리를 차지한데 이어 대외적으로 회장 직함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최 회장의 회사 내 입지는 예전 대주주 때와는 다르다는 게 회사 안팎의 중론이다. 최 회장 복귀와 동시에 출범한 이기주 대표이사 체제가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안정화 돼가고 있는데 다 최 회장의 회사 지분율은 퇴임 당시보다 더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 최 회장의 지분율(보통주)은 회사의 유상증자 과정을 거치면서 퇴임 당시 8%대서 2%대까지 떨어졌다. 최 회장이 희성전자에 지분을 매각하기전 지분율은 65.8%에 달했다. 반면 최 회장의 아내이자 구본능 회장의 여동생인 구미정 씨는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지분율을 유지하고 있고, 최근에도 주식 2만 2000여주를 인수하며 지분율(7.52%)을 오히려 소폭 늘렸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최 회장이 처남인 구본능 회장으로부터 아직 완전한 신뢰를 얻지 못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구 회장이 매제에 대한 호의로 최 회장을 경영일선에 복귀는 시켰지만 최 회장이 대주주때처럼 회사 전반을 장악하는데는 아직 동의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최 회장의 행보도 사내보다는 대외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최 회장은 경영일선에 복귀한 지난해 한국제지공업협회 31대 회장으로 취임한데 이어 최근에는 한국제지자원진흥원 2대 이사장 자리에도 올랐다.
제지 업계 관계자는 “경영에 실패하고 물러났던 최 회장이 경영일선에 복귀한 것도 이례적인 것으로 처남의 호의가 아니었으면 불가능 했을 일”이라며 “다만 제지 전문가 최 회장이 장기적으로 구 회장의 신임을 얻어 깨끗한나라를 다시 이끌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