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윤 "한동훈 수사하자…尹 '눈에 뵈는 게 없냐' 고함"

[이데일리 강지수 기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시절,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을 사퇴시킬 목적의 이른바 ‘찍어내기’ 감찰이 이뤄졌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이 연구위원은 조사실로 향하기 전 자신에 대한 재수사는 ‘찍어내기식 보복수사’라고 반박했다.

이성윤 전 서울중앙지검장이 16일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총장 재직 시절 이른바 ‘찍어내기 감찰’을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받기 위해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출석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최우영 부장검사)는 16일 이 연구위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2020년 10월 서울중앙지검장이었던 당시 ‘채널A 사건’과 관련해 한동훈 검사장(현 법무부 장관)을 감찰한다는 명목으로 확보한 통화 내역 등 검찰 자료가 윤 총장을 감찰하던 법무부 감찰위원회에 전달되는 데 관여한 혐의다.

이 연구위원은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기 전 취재진과 만나 자신에 대한 재수사는 ‘찍어내기식 보복 수사’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5월 한동훈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윤석열 전 총장이 한동훈 전 검사장을 감싸며 위협적인 언행을 했다’는 취지의 한동수 전 대검 감찰부장 증언을 소환해 “틀림없는 진실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2020년 4월 29일 제가 서울중앙지검장으로서 채널A 사건의 관련자 한동훈 전 검사장을 수사할 당시 윤석열 전 총장으로부터 비슷한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신분으로 채널A 사건 수사와 감찰을 방해하면서 자신에게 “전화기 너머로 ‘눈에 뵈는 게 없느냐’며 거친 말을 쏟아냈다”며 “견딜 수 없는 모멸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수사와 감찰을 방해했던 윤석열 전 총장은 징계를 받았고, 서울행정법원은 ‘면직 이상의 중대 비위에 해당하므로 징계 처분이 정당하다’고 명확히 판결했다”며 “이제 와서 저를 소환해 재수사를 한다고 한다. 프레임을 전환하며 책임을 떠넘기고 적반하장식으로 특정인을 뒤집어씌우고, 찍어내기식 보복수사를 한다고 해서 중대 비위가 가려지는 것도 아니고 법원의 판결이 뒤집어지는 것도 아닌데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이 사건 당시 법무부 감찰담당관이었던 박은정 광주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에게 자료를 넘긴 것과 관련해서는 “법무부 감찰규정에 따라 넘길 의무가 있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