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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기무사 文 캠프 동향까지 파악, 방첩사 개정안도 위험"

장영락 기자I 2022.12.25 14:40:54

군인권센터 2017년 대선 전후 생산된 기무사 문건 확보해 공개
문재인 당시 민주당 후보 캠프 인사 동향 파악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옛 국군기무사령부(현 국군방첩사령부)가 19대 대선 당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캠프 군 인사 관련 동향을 파악해 장관에게 보고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뉴시스
군인권센터는 25일 자신들이 확보한 기무사 문건 3건에 이같은 내용이 담겼다며, 19대 대선 무렵 이를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했을 가능성을 거론했다.

센터에 따르면 해당 문건은 올해 7월 기무사를 상대로 낸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승소하면서 기무사로부터 받은 10개 문건 중 일부로, 2017년 3월 3일 기무사가 ‘문재인의 문민 국방부 장관 고려 가능성 회자’라는 제목의 문건을 작성한 것이 확인된다.

헌법재판소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결정이 나오기 일주일 전으로 문 전 대통령이 차기 대선 유력 주자로 거론될 때다.

문건에는 “(국방부 장관에) 문민 장관을 임명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현 안보 상황과 캠프 내 예비역들의 반발 등을 고려하면 처음부터 문민 장관을 임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보인다”고 적혀있다.

민주당 대선 후보가 확정된 뒤인 2017년 4월 14일에는 ‘황기철 제독 4월 말 문재인 지지 선언 예정설’ 문건이 작성됐다. 이 문건에는 “황기철 제독이 최근 송영무 더불어민주당 안보특위 위원장 소개로 문재인 후보와 두 차례 독대하고 캠프에 합류했다. 문재인 캠프에서는 세월호 숨은 영웅이자 백의종군 이순신으로 불리는 황 제독 지지 선언은 100만 표 이상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세번째 문건은 ‘문재인 후보 당선 시 전인범 장군 재기용 소문’으로 대선이 11일 남은 2017년 4월 28일 생산됐다. 문건에는 국내 한 언론사 기자 실명을 거론하며 해당 기자가 ‘말실수로 문재인 캠프에서 자진 하차한 전인범 장군이 문 후보 당선 시 재기용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고 적혔다. 또 ‘언론계 일각에서는 전 장군이 주요 직책에 발탁되지 못한 채 시간이 지나면 용도 폐기될 것이라고 평가한다’고 파악했다.

군인권센터는 ”군 인사 관련 내용이라고 해도 기무사가 대선 후보 캠프 동향을 담은 문건을 작성한 것은 업무 범위를 벗어난 행위“라고 주장했다.

또 기무사 문서관리대장에 쓰인 이들 세 문건 수신처는 국방부 장관으로 돼 있어, 당신 국방부장관이었던 한민구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원장이 문건 내용을 확인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군인권센터는 국방부가 최근 입법 예고한 국군방첩사령부령 일부개정안이 통과되면 이같은 업무 범위를 벗어난 사찰, 감찰 행위를 군이 다시 벌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군인권센터가 언급한 개정안에는 공공기관 장이 국군방첩사령부에 정보 수집과 작성을 요구하고 그 결과를 보고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 논란이 되고 있다.

군인권센터는 ”탄핵 국면에서조차 겁 없이 대선 캠프를 사찰하고 선거 개입을 시도했던 기무사를 다시 키워주려는 위험천만한 일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며 개정안 폐기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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