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강하만 4천회·전 교육 이수’ 男보다 무서운 특전女軍 3인방

최선 기자I 2015.09.04 09:29:11

전명순 준위, 최애순 원사, 김정사 상사 주인공

1994년 특수전교육시 촬영한 사진. 앞열 첫번째가 김정아 상사, 뒷열 왼쪽 첫번째가 전명순 준위, 오른쪽 마지막이 최애순 원사. [사진=특수전사령부]
[이데일리 최선 기자] 육군 최강 전력 특수전사령부. 특전사 남군들도 달성하기 쉽지 않은 경력을 자랑하는 여군 3인방이 있다. 이들에게는 항상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특전사 전명순(55) 준위, 최애순(45) 원사, 김정아(45) 상사가 그 주인공이다.

3인방 중 가장 연장자인 전명순 준위는 특전사의 역사와 함께했다. 1982년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전 준위는 33년간 특전사 하사로 임관했다. 사령부 여군 중대 고공팀장과 특수전교육단 고공강하 교관을 지냈으며, 군수지원대 보급반장, 정비반장 등 다양한 직책을 거쳤다.

전 준위의 군복 상의 왼쪽 가슴에는 노란 낙하산 마크인 ‘골드윙(Gold Wing)‘이 붙어 있다. 이는 1988년 서울올림픽 개막식에서 1000회 낙하산 강하를 달성하고 부착한 것이다. 전 준위는 육군 현역 간부로서 4000회 이상 강하 경력을 보유한 단 2명 중 한 사람이다. 1000회 강하 미만인 이들은 검은 낙하산 마크를 왼쪽 가슴에 붙인다.

전 준위는 특전사 여군으로서 34년간 복무를 마치고 내년 1월말 전역을 앞뒀다. 그는 “34년 특전 여군으로 살아온 지난 시간들이 제 인생의 가장 큰 자랑이자 영광”이라며 “다시 태어나도 이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올해 26년째 특전사로서 활약 중인 최애순 원사는 여군이 받을 수 있는 모든 훈련 과정을 마친 최초의 인물이다. 장거리 고공정밀침투, 대테러 특수임무, 공중침투 능력 교육, 전투 수영, 낙하산 포장 및 정비 교육 등 교육과정과 정보사령부 인간정보교육, 심리전 교육, 종합군수학교 장비정비 정보체계 과정을 모두 이수했다. 태권도, 특공무술, 일반 격투기 유단자로 도합 9단이다.

동료들 사이에서 최 원사의 별칭은 ‘악바리’다. 훈련을 완벽하게 숙달하기 위해 그는 밤새워 연습해 손가락 살점이 떨어져 나가고 눈 실핏줄이 터질 때까지 연습을 반복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전투수영을 체득하기 위한 스킨스쿠버 교육 때 심한 파도와 소용돌이에 정신을 잃는 아찔한 경험을 하기도 했다. 행군 때마다 발톱이 빠졌다. 그럼에도 그녀는 매년 100km 이상 행군을 하고 있다.

최 원사는 “앞으로도 경험하지 않은 모든 훈련에 도전해서 전군 최고의 훈련 마스터가 되고 싶다”고 했다.

최 원사보다 1년 늦게 입대한 김정아 상사는 우리 여군 최초의 세계군인체육대회 출전 태권도 선수다. 1993년 이 대회에 출전하기 전 육군은 태권도 3단 이상 유단자를 소집해 선발전을 치렀고, 당시 특전사 여군 중대 태권도 교관이던 김 상사가 최종 선발됐다. 그는 1993년 캐나다 대회와 이듬해 페루 대회에서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1998년에는 태권도에 음악과 에어로빅 동작을 가미한 ‘태권무’를 만들어 육·해·공군 전군에 보급하기도 했다.

김 상사는 특전사 최초로 여군 부중대장에 오르기도 했다. 보통 특전사 부중대장은 중위급이나 팀의 최선임 남군 부사관이 맡아왔지만 김 상사는 이 관계를 깼다. 부중대장으로 내륙전술훈련에 참가한 김 상사는 여군 최초로 천리행군을 완주했다.

김 상사는 “여군이라는 편견에서 벗어나 누구나 김정아라는 이름 석자를 인정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며 “도전할 때마다 응원하고 격려해준 동료 덕에 힘을 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예전 함께 근무했던 707대테러특수임무대대 앞 기념 동상에서 여군 3명이 함께 찍은 사진. 왼쪽부터 최애순 원사, 전명순 준위, 김정아 상사. [사진=특수전사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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