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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스, 獨 오피스빌딩 펀드 도산…투자자 손실 불가피

김응태 기자I 2024.06.06 11:16:39

대주단과 유보계약 재연장 불발로 도산
대주단 자산 처분 후 손실 규모 확정
"3주 이내 도산 절차 개시…후속 경과 안내"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이지스자산운용이 독일 프랑크푸르트 소재 ‘트리아논 빌딩’에 투자한 펀드가 도산하면서 투자자들의 손실이 예상된다.

이지스자산운용 본사. (사진=이지스자산운용)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은 ‘이지스 글로벌 부동산 투자신탁 229호’(트리아논 펀드)의 대출 유보계약 만기 도래로 종료된다고 밝혔다.

유보계약은 ‘기한이익상실’(EOD)을 선언하지 않고, 대출 계약과 관련해 수수료 등 기타 조건을 규정하면서 대출계약상 채무불이행 사유 발생에 따른 대주단의 권리 행사 등을 임시로 유보하는 계약을 뜻한다.

이지스자산운용은 트리아논 펀드 대출계약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대두함에 따라 지난해 12월 대주단과 유보계약을 체결했다. 추후 변경 계약을 맺고 유보계약을 지난 5월31일까지 연장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만기 도래에 따른 추가 변경 계약과 관련해 대주단과 합의하지 못하면서 EOD가 발생, 현지 특수목적회사(SPC) 도산 사유가 발생했다.

이지스자산운용 측은 변경계약의 후행 조건에 따라 재구조화 약정서를 체결하기 위해 대주단과 지속 협상했으나, 대주단이 질권 설정 등 과도한 요구로 인해 재연장 협상이 불발됐다는 입장이다.

이지스자산운용 측은 “질권의 제공을 포함한 대주단의 여러 요구를 수용할 경우 대주단이 전체적인 투자구조를 통제하고 자산의 매각절차를 주도하게 될 뿐만 아니라 직접 투자대상자산을 매우 낮은 가격에 처분할 수 있고, 당사가 이를 통제할 수 없게 된다고 판단했다”며 “최종적으로 대주단과의 협상 결렬로 재구조화 약정서 체결이 불발됐다”고 설명했다.

트리아논 빌딩은 최근 핵심 임차인인 독일 데카뱅크가 계약을 연장하지 않아 자산 가치가 하락하면서, 현지 은행 등 대주단이 대출 계약 연장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펀드는 지난 2018년 사모펀드와 공모펀드 절반씩 총 3700억원의 규모로 펀드를 설정하고, 현지에서 5000억원의 대출을 확보해 빌딩을 9000억원에 매입했다.

투자자들의 손실 규모는 대주단 이끄는 자산 처분 이후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SPC 도산 사유가 발생하면서 이를 기점으로 3주 이내 도산 절차가 개시될 것으로 보인다.

이지스자산운용 측은 “도산절차 개시 등 후속 경과에 대해 추후 별도의 수시공시 등을 통해 지체 없이 안내할 예정”이라며 “펀드로 인해 투자자에게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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