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배터리 사업 분사는 기업가치 상승 계기"

김성훈 기자I 2020.09.17 07:47:43

NH투자證 분석
"대규모 자금조달 위해선 물적분할이 효과적"
"다양한 전략 구사할 수 있도록 운신의 폭 넓힌 것"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LG화학(051910)이 배터리사업 분사 계획을 밝힌 가운데 중장기적으로 기업가치 상승으로 이어지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7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배터리 사업 분사의 첫 번째 목적은 대규모 자금 확보를 통한 성장성 강화이며 두 번째 목적은 사업적 시너지가 큰 파트너 확보를 위한 사전 작업으로 추정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이날 긴급 이사회를 열고 전지사업부 분사 안건을 상정해 의결할 계획이다. 분할 기일은 오는 12월 초로 예정됐다. LG화학은 분사 뒤 회사를 상장시켜 자금을 확보한 다음 대대적인 설비 및 연구개발(R&D) 투자를 할 방침이다.

황 연구원은 “EV용 2차전지 산업은 매년 40% 이상 성장하는 고성장 단계에 진입했다”며 “산업 성장 속도에 보조를 맞추고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연간 3조원 이상 투자해야 하는 자본 집약적 산업”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재무적투자자(FI)를 유치하거나 기업공개(IPO)를 통한 대규모 자금 조달을 위해서는 물적 분할이 효과적인데 배터리 사업을 100% 자회사로 분사함으로써 환경에 따라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수 있도록 운신의 폭을 넓힌 것이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FI 유치 혹은 IPO를 진행할 경우 배터리 사업은 현재보다 높은 가치로 평가될 것이라는 게 황 연구원의 설명이다. 분사 전 석유화학 등 다수의 사업부와 혼재돼 디스카운트를 받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분사 후로는 중국 최대 배터리 기업인 CATL 등 글로벌 전지 기업과 직접 비교를 통해 제대로 된 가치가 반영될 수 있다는 것이다.

황 연구원은 “CATL의 시가총액(16일 기준)이 77조8000억원으로 EV용 2차전지 생산능력과 출하량 기준으로 LG화학이 CATL을 추월했다”며 “LG화학은 대다수 글로벌 자동차 OEM으로부터 수주를 확보한 것으로 미루어 기술적 측면에서 우위에 있는 것으로 판단되며 설비 증설 계획 및 수주 잔량 또한 앞선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LG화학은 소형 전지와 ESS 등 기타 전지부문도 추가로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분사 후 배터리 사업은 CATL과 비교를 통해 LG화학 전체 시가총액(48조5000억원)보다 높은 가치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EV(전기차) 산업은 매우 빠르게 성장하는 반면 2차전지 공급은 이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EV용 2차전지 관련 사업 밸류에이션이 높다”며 “자동차 OEM 등 글로벌 FI 유치 경쟁 시 배터리 사업 가치 상승이 가능하기 때문에 LG화학 주가 하락 시 매수 기회로 활용할 것을 권고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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