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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가 인정한 퓨쳐켐, ‘전립선암 치료제’ 세계가 주목하는 이유

송영두 기자I 2024.05.16 14:00:54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국내 바이오 기업이 개발 중인 전립선암 치료제가 임상 환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공식적인 임상 결과가 아님에도 직접 투약받은 환자들의 증상 호전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목받고 있다. 방사성의약품 개발사 퓨쳐켐의 전립선암 치료제 FC705가 주인공이다. 업계와 회사는 보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방사성의약품이 ADC를 잇는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상당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임상 2상은 10월 정도에 마무리되고, 빠르면 올해 연말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퓨쳐켐(220100) FC705의 국내 임상 2상에 참여한 전립선암 환자들이 투약 후기가 온라인상에서 연이어 올라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립선암 관련 카페에 7년차 전립선암 환자 A씨의 FC705 임상 치료기가 올라왔다.

과거 엑스탄디(아스텔라스·화이자 개발) 처방으로 약 64개월간 효과를 본 A씨는 이후 전립선암 환자에서 높게 나타나는 전립선특이항원(PSA) 수치가 높아졌고, 지난해 9월 FC705 임상 2상에 참여했다. 임상 참여 전 PSA 수치는 6.58이었는데, 1차 투약 후 0.448, 2차 투약 후 0.064, 3차 투약 후 0.018로 떨어져 주치의가 더 이상 치료가 필요치 않다고 판단, 투약을 중단하고 3개월 뒤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고 후기를 남겼다.

(자료=신한투자증권)


◇환자 후기 공식 데이터 아니지만, 기대치 높은 이유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는 ADC(항체약물 접합체) 다음 트렌드로 방사성의약품을 꼽고 있다. 이를 대변하는 것이 플루빅토의 매출 추이와 글로벌 기업들의 인수합병(M&A) 사례 증가세다. 방사성의약품은 방사성 동위원소를 사용해 전립선암에만 특이적으로 발현되는 PSMA 단백질을 타깃, 암세포를 파괴하는 표적치료제다.

방사선동위원소인 루테튬 기반 플루빅토 매출 추이도 방사성의약품에 대한 기대를 하게 만든다. 2022년 출시 첫해 2억7100만 달러(약 371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후 2023년 10억670만 달러(약 1조3782억원)로 1년만에 매출이 1조원 가량 증가했다. 2028년에는 29억5800만 달러(약 4조 500억 원)로 매출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2017년부터 2024년 5월까지 글로벌 제약사가 방사성의약품 기업을 인수한 사례가 13번인데, 이 중 6번이 2023년부터 2024년 5월까지 발생했다. 해당 기간 평균 인수가격은 2조원을 넘는다.

엄민용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ADC 다음은 방사성의약품이다. 최근 지속되고 있는 빅파마들의 방사성동위원소 치료제 기업 인수는 무서울 정도”라면서 “플루빅토 매출 전망은 마치 초기 엔허투 ADC를 보는 듯하다. 빅파마들은 ADC를 마련해놨고, 그다음은 방사성의약품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목할 것은 퓨쳐켐의 FC705는 이미 노바티스 플루빅토가 2022년 상업화돼 강력한 경쟁자로 포지셔닝하고 있음에도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는 점이다. 방사성의약품이라는 점과 플루빅토와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임상 2상 환자들의 투약 후기가 주목받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실제로 FC705는 임상 1상에서 플루빅토 용량 절반 수준인 100mCi만 투약해 PSA 수치가 50% 이상 감소한 비율이 50%, 객관적 반응률(ORR)이 64.3%로, 플루빅토의 PSA 50% 이상 감소한 환자 비율 46%, ORR 51% 대비 모두 높은 수치를 보였다. 특히 노바티스는 임상개발 과정에서 플로빅토 용량을 줄이는데 실패했고, 결국 FC705의 두 배인 200mCi가 투여됐다는 사실은 더욱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회사는 말 아끼고, 업계는 신중론...연말 결과 나온다

임상 환자들의 후기에 대해 업계는 “공식적인 데이터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임상 환자 일부의 사례가 임상시험 전체 결과를 담보하는 것이 아니고 여러 분석법에 의해 결과를 도출해야 하는 만큼 공신력 있는 정보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퓨쳐켐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국내 임상 2상 데이터 정리가 다 안됐고, 임상이 끝난 게 아니기 때문에 임상 환자 후기에 대해서는 이렇다 저렇다 언급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현재 상황이 우리가 기대했던 것보다 좀 더 좋게 가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퓨쳐켐 FC705는 국내와 미국에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고, 올해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글로벌 혁신 제품 신속심사 지원체계 품목으로 지정됐다. 임상 3상 후 빠른 허가 및 출시가 가능하다. FC705 국내 임상 2상은 20명의 전립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 중이고, 이 중 16명이 투약을 마쳤다. 나머지 4명 환자 모두 투약을 마치는 시점은 빠르면 8월 정도로 데이터 추출까지 약 3개월 기간을 고려하면 올해 연말 국내 임상 2상 결과가 나오게 된다.

국내 전립선암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 6920억원으로 2025년에는 약 1조400억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시장 규모도 2021년 5조8000억원에서 연평균 10.4% 성장해 2029년 14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퓨쳐켐은 국내에서는 직접 상용화에 나서고 글로벌 지역은 기술이전 전략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중국의 경우 방사성의약품 최대기업인 HTA사와 기술수출 텀싯 계약을 맺고 본계약 체결을 기다리고 있다.

퓨쳐켐 관계자는 “FC705는 임상 2상 결과에 따라 전립선암 진단 및 치료 시장에서 새로운 강자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며 “임상 2상에서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면 해외 빅파마와 기술이전 사업 파트너로서 논의할 기회가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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