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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이 바꾼 생태계]① 호모 딜리버리쿠스, 생활을 바꾸다

김유성 기자I 2019.07.30 06:23:00

아이폰 등장 후 모바일과 결합한 배달 서비스, 10년만에 변화 중심축
수천년 이어온 음식점 모습 바꾼 신개념 매장 등장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호모 딜리버리쿠스(Homo Delivericus)’의 시대.

2007년 아이폰의 등장 이후 10여년만이다. 모바일에 융합된 배달 서비스가 우리 생활 자체가 됐다. 호모 딜리버리쿠스의 시대다.

이들은 음악을 다운로드 받듯 음식을 고른다. 하루 전 주문한 상품을 택배로 받고, 30분 전 결제한 음식을 배달로 받는다. 배달이 없으면 끼니를 굶는다.

배달은 수 천년을 이어온 음식점의 모습을 바꾸고 있다. 홀과 테이블, 의자가 없이도 외식 영업이 가능하다. 배달 앱과 주방만 있으면 된다. 2층에 있는 배달 전용 매장과 1인 치킨 매장이 그 예다. 수천년을 이어온 음식점과 상권의 개념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배달전용 공유주방 모습 (이데일리DB)
세시풍속도 바뀌고 있다. 삼계탕 대신 간편한 치킨을 먹는 식이다. 제수음식도 배달이 된다. 각종 음식이 배달되다보니 기존 간편식 대표주자였던 인스턴트 라면도 힘을 잃었다. 사람들이 모여 음식을 만드는 게 아니라 모바일 앱을 열고 각자 좋아하는 음식을 시키고 있다.

배달 서비스의 보편화는 오프라인 매장의 위축을 불러왔다. 이마트 등 기존 대형마트 강자들은 줄어드는 영업이익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기존에 없던 시장이 기회를 맞은 경우도 있다. 전기 이륜차(오토바이)와 전기 자전거가 그 예다. 배달일이 아르바이트 형태로 일반인한테까지 퍼지면서 누구나 손 쉽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베스트셀러 ‘포노사피엔스’의 저자 최재붕 성균관대 교수는 “디지털 문명의 확산은 정해진 미래”라면서 “소외되거나 줄어드는 부분이 있다면, 급성장하는 산업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에 맞춰 준비하고 대비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호모 딜리버리쿠스

배달 서비스와 밀접하게 살아가는 신인류를 지칭하기 위해 이데일리가 합성한 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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