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 남아있는 '태풍의 길'…11호 '노을' 우려 커져

김민정 기자I 2020.09.10 00:15:00

온난화로 가을 태풍 위험 높아…대비해야

제9호 태풍 ‘마이삭’에 침수됐던 강원 삼척시 삼척중학교 일대가 7일 제10호 태풍 ‘하이선’ 영향으로 다시 흙탕물에 잠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연이은 태풍에 피해가 속출하면서 아직 발생하지 않은 11호 태풍 ‘노을’을 놓고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거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기상청은 제10호 태풍 ‘하이선’ 이후 발생한 태풍의 씨앗인 ‘열대저압부’는 아직 없다고 밝혔지만, 발생한다면 역대 최강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일본에서 나왔다.

태풍 ‘바비’와 ‘마이삭’에 이어 ‘하이선’까지 비교적 위도가 높은 북위 20도 부근에서 발생, 급격하게 강해진 후 우리나라로 방향을 잡았기 때문이다.

태풍은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진행하기 때문에 태풍 하이선은 마이삭때와 마찬가지로 규슈 서쪽 해상으로 북상해 한반도 동해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제10호 태풍 ‘하이선’의 영향을 받는 7일 오후 서울 세종로사거리에서 한 시민이 우산을 꼭 잡은 채 길을 건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문가들도 이른바 ‘태풍의 길’ 역할을 하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여전히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고 있는 점을 우려했다.

우리나라 주변의 기압배치가 현재 상태를 유지한 채로 태풍 ‘노을’이 생성된다면 앞선 태풍들처럼 국내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온난화가 가속화되면서 가을 태풍이 잦아지고 있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대비는 필요해 보인다.

국가태풍센터와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30년(1989년∼2019년) 간 북서태평양 해역에서 발생, 한반도에 영향을 준 태풍은 107개였다. 이 가운데 25%에 해당하는 27개의 태풍이 가을인 9월(23개)과 10월(4개)에 발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가을 태풍은 수에 비해 피해 규모 면에서 상당한 위력을 발휘했다”면서 “해수면 온도가 가장 높아진 9월 들어 수증기 유입이 늘고, 기압골 변화로 인해 가을철에 태풍이 강하게 발달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태풍이 10~11월까지 북태평양에서 많이 만들어진다. 그 태풍이 우리나라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다라 오는데 그 고기압이 우리나라 남해안까지 뻗었거나 일본 남부지방까지 수축과 확장을 한다”라며 ”이런 게 겹치면 우리나라에 1~2개 정도의 태풍이 영향을 줄 수 있다. 현재는 시기상조다. 길게 보면 태풍이 발생할 여지가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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