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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팅받은 대로 했더니 매출 확 늘었어요

조선일보 기자I 2009.08.17 08:45:00

변신 성공한 중국음식점
최신 트렌드에 맞게 고급스럽게 리모델링 비인기 메뉴는 없애고 2~3인 세트메뉴 개발

[조선일보 제공] "컨설팅받고 두달 만에 대변신에 성공했어요."

지난 5월 4일자 '출동 창업전문가' 코너에 소개됐던 이지향(54)·김순화(50)씨 부부가 본지 컬설팅을 받은 대로 변화에 나서 지난달 중순 '제2의 창업'을 했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20년 넘게 테이블 12개짜리 동네 중국집을 운영하고 있던 이씨 부부는 주변에 외식업종이 늘면서 매출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도와달라는 이메일(job@chosun.com)을 받은 본지는 당시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과 3대(代)째 중국음식점을 운영하는 조미옥 한중외식협회 부회장의 출동을 주선, 이씨 부부의 중국집을 컨설팅했었다. 이씨 부부는 어떤 변화를 시도했고, 그 결과는 어떨까.






매출 감소로 고전하다가 본지‘출동 창업 전문가’코너에서 이경희 소장(오른쪽)의 컨설팅을 받은 뒤‘제2의 창업’을 한 이지향·김순화씨 부부가 말끔하게 개조된 새 점포에서 새 메뉴를 자랑하고 있다. 이 사장은“푸드업체 사장이 된 기분”이라고 말했다./이진한 기자 magnum91@chosun.com
◆기업가 정신을 배우다

컨설팅은 받았지만 실천에 옮기기는 쉽지 않았다. 당시 이씨 부부는 창업전문가들의 조언을 통해 중국음식점의 최신 변화 흐름을 배웠다. 또 짧은 기간에 작은 중국집에서 대형 중식 전문 외식기업으로 성장한 아시아 푸드의 사례를 배우는 기회를 통해 기업가 정신이 얼마나 중요한지 절감했다는 게 이씨 부부의 말이다.

리모델링을 결정한 후 맛있다는 중국집을 방문하고 밤잠을 설치면서 운영방안을 고민했다. 불안해하는 남편 이씨에게 아내는 "설사 리모델링이 실패하더라도 우리는 건강하니까 뭐든지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며 용기를 줬다.

원래 이씨 가게는 인테리어 등에 신경 쓰기보다는 메뉴의 저가정책으로 승부를 걸고 있었다. 수익 구조가 나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해주었다. 이씨 부부는 당장 리모델링에 들어갔다. 가장 중점을 둔 것은 부분적인 시설 보수를 통한 인테리어의 개선과 메뉴 간소화를 통해 중화요리 전문점의 브랜드를 강조하는 것이었다.

컨설팅에서 지적받았던 비위생적인 창고 공간을 철거하는 대신 이 공간을 방으로 개조해 단체 손님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주방도 개선했다. 깨끗한 식기류를 고객들에게 보여주면서 위생상 청결한 가게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음식이 나오는 출구 위치도 바꿨다. 본래는 주방 측면에서 주문 음식이 나왔는데 지금은 중앙에서 음식을 내놓고 있다. 글자로만 된 메뉴판을 사진으로 바꿔 시각적인 효과도 높였다.

"옛날 건물이라 천장이 높고 전등이 낡아 보기 안 좋았는데 홀부터 주방까지 전등도 새로 갈고 대대적인 천장공사를 했습니다. 이젠 더 이상 동네 중국집이 아니라 중화요리 전문점의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납니다."

중국집 하면 으레 생각나는 붉은색 톤의 간판에서 보다 깔끔하고 모던한 느낌을 주기 위해 흰색 바탕에다 검은 필체로 매장 이름을 새겨 넣었다.





◆메뉴를 구조조정하다

매장 인테리어의 리모델링과 함께 메뉴구성과 인력관리에도 변화를 주었다. 메뉴의 질을 높이기 위해 중식 전문프랜차이즈 '아시안푸드' 대표와 수제탕수육 전문브랜드 '스피드팬더' 담당자에게 저녁 메뉴 노하우와 찹쌀 탕수육 같은 새 메뉴 조리법을 배웠다.

메뉴 구조조정도 단행했다. 고객들이 찾지도 않는 잡다한 식사류와 생소한 안주류는 버리고 핵심 메뉴로 재구성했다. 또 컨설팅에서 제안된 '2~3인 세트 메뉴'도 보강시켰다. 이씨 부부는 탕수육·깐쇼새우·양장피·누룽지탕·고추잡채·깐풍기 등을 3가지씩 묶어 손님들에게 2만원에서 3만원대의 합리적인 가격에 팔기로 했다. 반면 자장면·볶음밥 같은 대중적인 메뉴 가격은 500~1000원가량 올려 현실화했다.

주방인력 변화에도 변화를 주었다. 주방을 담당하는 요리실장을 새로 뽑는 대신 이씨는 주방뿐 아니라 홀 담당까지 맡는 멀티플레이어로 변신했다. 전문점 느낌을 주기 위해 유니폼도 바꾸고 위생 모자를 착용하고 있다.

◆값 올리니 손님 더 왔다

리모델링 후 고객 반응은 뜨거웠다. 기존에 저렴한 가격 때문에 찾던 고객들의 발길은 조금 뜸해졌지만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메뉴에 반한 신규 고객들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멀리서도 눈에 띄는 간판 때문인지 매장을 찾는 손님들의 반응이 좋다. 세련된 시설 개보수 덕분에 메뉴 가격이 오른 것을 두고 불평하는 고객들은 거의 없다.

지난달 16일 리모델링 후 신장개업 이벤트를 하던 날은 줄을 서서 먹어야 했을 정도였다. 특히 달라진 매장에 대해 젊은 층 반응이 괜찮다. 이전에는 저녁 손님들도 자장면이나 짬뽕 정도를 먹고 나갔는데 요즘은 일품요리와 주류 주문이 많아 테이블 단가가 7만원대로 오르곤 한다. 세트 메뉴가 인기를 얻으면서 점심 매출도 크게 늘었다.

단체 고객도 늘었다. 주말에는 전체 테이블을 단체 고객으로 채워 일반 손님을 받지 못하는 날도 있었다. 달라진 점포 외관으로 행인들의 관심도 부쩍 높아져 매장 밖에 행인들이 가져갈 수 있도록 둔 광고 메뉴판도 하루에 수백장씩 나간다.

매출은 자연히 올라, 종전 1일 60만~70만원대에서 지금은 평일 100만원 이상, 주말에는 180만원대까지 오른다.

이씨 부부가 리모델링에 쓴 비용은 3000만원 정도였다. 인테리어 개보수 비용을 포함, 간판 65만원, 고급 식기류 교체 50만원, 테이블 교체 및 주방 메뉴사진 비용 30만원, 유니폼 비용 30만원 등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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