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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MLCC 완만한 회복세"…삼성전기 반등 기대감

김응열 기자I 2023.11.19 09:37:35

트렌드포스 “내년 글로벌 MLCC 수요 3% 증가”
시장 수요 약세지만…업계 “바닥 지났다” 안도
MLCC 주력 삼성전기, 내년 실적 회복 가능성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글로벌 불황으로 업황 부진에 빠진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시장이 내년 완만한 회복세를 그릴 것으로 관측된다. 스마트폰과 PC 등 IT 경기가 올해보다 나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자제품의 핵심부품인 MLCC 수요도 다소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MLCC를 만드는 국내 기업은 삼성전기가 대표적인데 이 회사의 실적도 내년에는 나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고개를 든다.

글로벌 MLCC 출하량 추이 및 전망치. (사진=트렌드포스)
19일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내년 글로벌 MLCC 수요는 4조3310억개로 추정된다. 올해 연말까지 수요 예상치는 4조1930억개인데 이보다 3% 많다.

MLCC 수요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증가하며 2년 연속 상승할 전망이다. 다만 IT 소비심리가 아직 미지근한 탓에 회복의 강도가 크지는 않은 상황이다.

트렌드포스는 “스마트폰과 PC, 노트북 등 수요가 이전보다 회복하고 있으나 전반적인 소비심리는 여전히 약하다”며 “불확실한 정치·경제적 상황으로 고객사들의 보수적인 기조가 이어지고 있고 MLCC 공급사들도 생산과 재고 수준을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에도 회복세가 강한 건 아니지만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예측에 업계 안팎에선 최악은 지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바닥을 다지고 반등하고 있다는 안도감이다.

경기 수원에 위치한 삼성전기 본사. (사진=삼성전기)
국내에서 MLCC 사업을 하는 대표적인 기업은 삼성전기다.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누적기준으로 삼성전기의 MLCC 담당 사업부 매출은 회사 전체의 약 44%를 차지한다. MLCC가 삼성전기의 핵심 먹거리인 셈이다.

회사 실적도 MLCC 업황에 큰 영향을 받는다. IT 수요가 부진하기 시작한 지난해 3분기부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빠지기 시작했고 올해에도 분기별 영업이익이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31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하락했다.

역으로 글로벌 MLCC 시장이 나아지는 내년에는 삼성전기 실적도 점차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2년간의 이익 감소세를 딛고 내년에는 실적이 반등할 것”이라며 “장기간에 걸친 시장 내 재고 소진으로 내년 1분기부터는 재고 재축적 수요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관건은 엔화 약세 환경에서의 가격 경쟁 심화다. 삼성전기는 무라타, TDK 등 일본 MLCC 업체들과 경쟁하는데 엔화 가치가 하락하면 일본 기업들이 가격 경쟁에서 유리해지고 삼성전기 역시 가격을 더 낮추는 식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 현재의 엔화 약세가 내년까지 이어지면 MLCC 업황 회복에도 불구하고 삼성전기의 수익성 개선에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IT 시장이 점점 나아지겠지만 엔화는 여전히 실적 반등의 변수”라며 “전장용 MLCC와 FC-BGA(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 등 차세대 먹거리 육성에 속도를 내야 할 필요가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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