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음달 30일 사업 종료와 정리해고를 예고한 푸르밀이 전 직원 대상 ‘희망퇴직’에 들어갔다. 지난 24일 푸르밀 노사가 상생 방안을 모색하겠다며 첫 교섭 자리를 가진 지 나흘 만에 회사가 돌연 희망퇴직을 밀어붙이면서 노동조합 등 근로자들의 반발이 거세질 전망이다.
이 밖에 CJ그룹은 44명의 신규 임원을 선임하고 그룹 내 최연소 40대 여성 최고경영자(CEO)를 임명했다. 신세계그룹도 ‘신상필벌’ 원칙을 적용한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최근 사은품 ‘발암 물질 검출 논란’의 중심에 있던 송호섭 SCK컴퍼니(스타벅스커피코리아) 대표를 조기 해임했다.
◇SPC 평택공장 사고 8일만에…샤니 성남공장서 손가락 절단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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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번 사고는 검수 과정에서 이상을 발견한 근로자가 해당 박스를 빼내려다 발생했다”며 “해당 직원은 즉시 병원으로 옮겨져 봉합수술을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표이사와 노조위원장이 병원을 방문에 직원과 가족을 만나 위로했다”며 “현장에서는 사고 노동자 외에 2명이 더 있었으며 사고가 발생하자마자 해당 공장은 전 공정을 멈췄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다시 한 번 사업장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이날 발생한 안전사고에 대해 경찰은 공장직원 등을 상대로 작업장과 작업자의 안전수칙 준수 여부와 사고를 당한 근로자의 과실 여부 등 구체적인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성남지청도 근로감독관을 현장에 파견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파악 중이다.
앞서 지난 15일 SPC 계열사 SPL 경기 평택 제빵공장에서 근무하던 여성 B(23)씨가 높이 1m가 넘는 배합기에 식자재를 넣어 샌드위치 소스를 만드는 작업을 하다, 상반신이 배합기 내부 기계에 끼이는 사고를 당해 숨졌다. 허영인 SPC 회장은 사고 발생 이틀이 돼서야 성명을 통해 첫 사과를 한데 이어, 그로부터 나흘이 지난 21일 직접 기자회견장에 나와 대국민 사과를 했다. 또 그룹 차원에서 1000억원을 투자해 산재사고 재발방지 계획도 발표했다.
◇CJ그룹, 46세 女 CEO·38세 임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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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33) CJ제일제당(097950) 식품전략기획1담당 경영리더는 식품 분야의 주요 보직인 식품성장추진실장을 맡게 됐다. 식품성장추진실은 이 경영리더가 있던 식품전략기획1담당과 2담당까지 총괄하는 자리다. 박민석 기존 식품성장추진실장은 식품사업부문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자리를 옮겼다. CJ제일제당은 식물성 식품 사업에서 오는 2025년까지 2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번에 승진한 신임 임원 44명의 평균 나이는 45.5세다. 1980년대생이 8명이며 이 중 30대가 5명이다. 최연소는 1985년생인 임동혁 CJ제일제당 경영리더, 김환 CJ올리브영 경영리더 등 2명이다. 여성 임원은 지난해 역대 최다였던 11명(21%)보다 다소 줄어든 7명(16%)이다.
CJ는 지난해 11월 △콘텐츠 △플랫폼 △웰니스 △지속가능성 등 4대 성장축을 중심으로 한 2021~2023년 중기비전을 발표했다. 당시 이 회장은 미래 라이프스타일 기업 도약을 위한 혁신성장과 최고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조직문화의 근본적인 혁신을 강하게 주문했다. CJ는 이번 임원 인사 직후 2023~2025년 새 중기비전 전략 실행을 위한 준비에 착수할 계획이다. 중기비전을 빨리 실행하기 위해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대부분이 유임됐다.
◇임기 2년 남긴 CEO 교체…신세계, ‘신상필벌’ 원칙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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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눈에 띄는 인사는 스타벅스커피코리아를 운영하는 SCK컴퍼니다. 최근 사은품 ‘발암 물질 검출 논란’으로 임기를 2년이나 남긴 송호섭 대표를 해임하고 손정현(54·사진) 신세계아이앤씨(035510) 대표를 새 수장에 앉혔다. 사회적 논란을 야기한 최고경영자(CEO)를 문책하고 성과·능력주의 인사기조를 강화해 새로운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전략이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올 여름 ‘e-프리퀀시’ 행사 증정 굿즈(기획상품) ‘서머 캐리백’에서 1급 발암 물질인 폼알데하이드가 검출된 사실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와 제품 리콜에 추가 보상까지 진행했다. 하지만 당초 소비자로부터 제기된 유해물질 검출 의혹 논란에 즉각 사과하거나 대응하는 모습 없이 초기 대응에 실패하면서 ‘화’를 키웠다. 그룹 인사가 예년보다 한 달여 늦게 결정된 것도 송 대표가 이 문제로 국정감사에 잇달아 출석하는 상황이어서다. 결국 ‘신상필벌’ 원칙을 통해 2019년부터 스타벅스커피코리아를 이끌어 온 송 대표는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새 수장은 신세계그룹의 정보통신기술(ICT) 계열사 신세계아이앤씨의 손정현 대표가 맡았다. 손 대표는 2007년 SK텔레콤, 2011년 SK홀딩스 등을 거쳐 2015년 신세계아이앤씨에 합류해 정보기술(IT)사업부장 상무와 전무 등을 역임하고 지난 2020년 10월부터 대표이사를 맡으며 줄곧 ICT 업계에 몸담은 정통한 전문가로 꼽힌다. 그런 그를 소비재 식음료 영역 대표로 새롭게 발탁하면서, 향후 스타벅스가 개인정보보호와 고객 만족 등 디지털 역량 강화 중심의 경영에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이 따른다.
이 밖에 백화점 부문에서는 역대 최대 실적을 이끈 손영식 신세계 대표가 사장으로 승진했다. 최근 3년간 과감한 대표이사 교체를 통해 변화와 혁신을 추진해온 이마트(139480) 부문도 올해 새로운 대표이사 진용을 구축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 대표는 외부 전문가를 새로 영입할 예정이다. 영국 패션기업 올세인츠 대표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리테일·이커머스 총괄 부사장을 지낸 윌리엄 킴 ‘라파’ 대표가 거론된다. 기존의 이길한 대표는 공동 대표를 맡게 된다.
◇푸르밀, 노사 상생방안 찾겠다더니…돌연 ‘희망퇴직’ 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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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푸르밀은 지난 17일 전사 메일을 통해 사업 종료와 전 직원 대상 정리 해고 통지문을 발송했다. 정리해고 대상은 일반직과 기능직 전 사원이다. 당시 푸르밀이 밝힌 사업 종료와 정리해고일은 이번 희망퇴직일과 같은 11월 30일이다. 신동환 대표는 이날 공고를 통해 “회사는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4년 이상 매출 감소와 적자가 누적돼 내부 자구노력으로 회사 자산의 담보 제공 등 특단의 대책을 찾아봤다”며 “현재까지 가시적인 성과가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돼 부득이하게 사업을 종료하게 됐다”라고 사업 종료 이유를 설명했다.
갑자기 삶의 터전을 잃은 푸르밀 직원들은 경영진의 일방적인 사업종료 및 정리해고 발표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푸르밀 노사는 지난 24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푸르밀 본사에서 만나 최근 사업종료와 직원 정리해고 사태에 대해 처음 논의의 자리를 가졌다. 이날 교섭에는 신동환 푸르밀 대표이사와 부사장급 2명, 김성곤 푸르밀 노조위원장, 고용노동부 서울남부고용노동지청 근로감독관 등이 배석했다.
노사 양측은 약 2시간 30분가량 대화를 통해 서로의 입장을 충분히 나누며 긍정적인 방향으로 노력을 이어가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날 구체적인 교섭 내용은 양측이 비공개에 부치면서 오는 31일 오후 2시에 2차 노사 교섭 자리를 통해 구체적인 방안을 서로 강구해 나가기로 했다. 하지만 이날 푸르밀 사측이 또 갑자기 희망퇴직 신청을 공지하면서 노조는 즉각 반발하며 대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푸르밀 노조는 지난 26일 서울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회사 매각 등 정상화 방안을 요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