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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스트하우스 빛과 그림자]이틀에 한곳씩 문열었다

김성훈 기자I 2015.02.09 06:30:00
△ 숙박에 드는 비용을 최소화하고 체험과 쇼핑을 많이 하려는 ‘실속형’ 관광 수요가 늘면서 비싼 호텔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게스트하우스 이용객도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게스트하우스가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등록을 하지 않거나 내국인을 상대로 불법 영업을 하는 곳도 적지 않아 제도 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사진=김성훈 기자]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홍콩에 살고 있는 다이앤 청씨(여·20)는 지난해 한국을 찾았다.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의 연말 가요 시상식을 보기 위해서다. 대학생인 그는 최소 경비로 한국 여행을 계획했고, 그 중 하나가 숙박비를 아끼는 일이었다. 인터넷으로 미리 게스트하우스를 예약한 그는 저렴한 숙박비로 전체 여행 경비를 줄일 수 있었다.

한국을 찾는 외국관광객의 숙박 문화가 달라졌다. 숙박에 드는 비용을 최소화하고 체험과 쇼핑을 많이 하려는 ‘실속형’ 관광 수요가 늘면서 비싼 호텔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게스트하우스 이용객도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게스트하우스가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등록을 하지 않거나 내국인을 상대로 불법 영업을 하는 곳도 적지 않아 제도 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한국관광공사의 국외 관광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420만 1516명에 달했다. 전년보다 16.6% 증가한 규모로, 사상 처음 1400만명을 넘어섰다. 그 배경엔 중화권 관광객이 있다.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612만 6865만명으로 전년 대비 41.1% 늘었다. 여기에 대만(64만 3583만명)·홍콩(55만 8377명) 관광객을 더하면 외국인 관광객 2명 중 1명(51.6%)은 중화권 사람들이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드라마 등 한국 대중문화의 영향으로 명절 연휴와 방학을 이용한 중화권 관광객의 방문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관광객이 늘면서 게스트하우스 공급 물량도 급증세다. 최근 두 달 새 서울에서만 26개의 게스트하우스가 새로 문을 열 정도다. 서울시에 등록된 ‘외국인관광 도시 민박업’(게스트하우스)은 2012년 185곳(610실)에서 올해 1월 현재 579곳(1801실)으로 3배 넘게 증가했다. 객실 수도 3년 새 195%(1111실) 가까이 늘었다.

게스트하우스가 기지개를 켠 사이 호텔 이용 관광객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호텔 객실 점유율(전체 객실 중 이용 객실 비율)은 2011년 64.9%에서 이듬해 64.7%, 2013년 62.9%로 3년 연속 하락했다. 특히 2010년 72.8%였던 특1급 호텔의 객실 점유율은 2013년 67.6%로 떨어지면서 70% 선이 무너졌다. 매년 200만명을 웃도는 관광객 증가에도 호텔 이용률은 줄고 있다.

하지만 게스트하우스의 불법 행위도 늘고 있다. 지자체의 공식 허가 없이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곳이 적지 않다는 게 업계의 추산이다. 또 게스트하우스는 외국인만 대상으로 운영돼야 하는데, 외국인뿐 아니라 내국인들의 숙박도 겸하는 경우도 많다.

유지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박사는 “불법으로 운영되는 게스트하우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관련 법도 보완해 외국인들이 편하게 머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 2012년 1월 1일부터 서울시가 시행 중인 ‘외국인관광 도시 민박업’(서울스테이) 현황. [자료=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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