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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우의 닥치Go]해보니 잘했구나 ‘베스트3’

강신우 기자I 2017.12.30 08:00:00

싣는 순서
1. 동대문 ‘사입삼촌’ 따라가보니
2. '흙 목욕'하는 닭…친환경 농장 가보니
3. "타격감이 남다른", KT&G '릴' 써보니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강신우의 닥치Go’입니다. 지난 1월 체험기 기사를 연재하기 시작해 벌써 1년이 됐습니다. 총 29건의 기사가 나갔는데요. 독자들에게 좀 더 읽기 편하고 친근감 있게 다가가기 위해 블로그형으로 제작해 왔습니다. ‘황금 개의 해’에도 독자 여러분과 함께 하겠습니다. 이번 기사는 상/하편으로 나눠 ‘해보니 잘했구나’ ‘이건 정말 실망이야’ 제목으로 베스트(best)와 워스트(worst)를 주관적으로 뽑아 봤습니다. [편집자주]

서울 신당동 동대문 도매시장. 이데일리DB
지난 1년을 통틀어 ‘해보니 잘했구나’ 한 체험기 중 베스트는 지난 7월1일자 [동대문 ‘사입삼촌’ 따라가보니]입니다. 새벽시장서 고객이 주문한 의류 상품을 픽업하고 새벽 배송을 해주는 일을 하는 사람들을 ‘사입삼촌’이라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링크샵스요. 세 장 다 됐죠?”

“응~ 삼촌 이건 샘플~”

황 씨가 도매상인에게 받은 물건을 정리하고 있다. 이데일리DB
시간은 새벽 1시였어요. 동대문 패션 도매시장을 누비는 청년이 있었는데 이름은 ‘황정호(27)’씨. 다들 그를 ‘삼촌’ 이라고 불렀지만 유아인이라는 별칭도 있었어요. 취재하기가 미안하다 싶을 정도로 너무 바빴죠. 같이 뛰어 다니면서 황 씨가 하는 얘기를 듣고 무슨 일을 하는지를 파악했어요. 그러면서 “정말 열심히 사는구나”라는 생각을 계속했었죠.

“왜 이렇게 뛰어 다니세요?”

“시간이 없어서요”

황 씨와 같은 사입삼촌들에겐 시간이 곧 바이어와의 ‘신뢰’라고 하더군요. 운동화에 반바지, 티셔츠 차림에 한 손엔 주문대장을 확인하기 위해 휴대폰을, 다른 한 손엔 의류가 든 비닐봉지를 들고 매장 곳곳을 다니던 모습이 아직도 뚜렷하게 떠오르네요. 이마엔 땀이 송골송골 맺혔더랬죠.

황 씨가 상품을 짊어지고 계단을 내려가고 있다. 이데일리DB
댓글도 반응이 좋았습니다. 포털사이트 ‘다음’에서는 “고생이 많네요 고생하는 보람이 있어야 할 텐데”하고 걱정도 하시고 “응원합니다 파이팅” “건강 잘 챙기소” 하고 격려하시는 분도 있었죠. 또 한 분은 “나도 20대때 광장시장서 원단 픽업일을 해봤는데 죽어라 뛰어다녀야 했는데 그때가 생각나네요. 열심히 사시네요, 힘내세요”라는 글도 올려주셨습니다.

두 번째 베스트 기사로는 [‘흙 목욕’하는 닭…친환경 농장 가보니]입니다. 살충제 계란 파문으로 여론이 들끓었던 지난 8월말에서 9월초. 당시 살충제를 쓰지 않는 농장에선 닭이 스스로 ‘흙목욕’을 한다는 말이 많았습니다. 흙목욕을 뭘까. 단지 흙목욕을 하는 닭이 보고 싶어서….

자연방사형 산계농장인 ‘유나네 자연숲농장’ 농장주 김태현(55) 씨가 계사에서 닭을 안고 있다. 이데일리DB
경기도 고양에 있는 유나네 자연숲농장. 자연방사형 산계농장입니다. 이곳에 갔더니 정말 닭이 땅을 파고 구덩이에다가 몸을 비비고 있었습니다. 이게 바로 ‘흙목욕’이라는 것이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닭이 마구 뛰어다니고 뛰어다니다 알 낳는 곳에 가서 알을 낳는 모습이 정말 닭장 속 닭이 아닌 자연에 흠뻑 젖은 닭으로 보였습니다.

유나네 자연숲농장 계사 내 닭이 흙 목욕을 하고 있다. 이데일리DB
밀집 사육형 양계장에서 키우는 닭 마리수는 3.3㎡(1평)당 80마리인데 반대 이곳에선 8마리 정도를 키우고 있어서 그만큼 활동 공간이 넓었습니다. 닭장 특유의 구린냄새도 없었는데요. 농장주 김태현(55)씨 말을 들어보니 계사 바닥에 발효시킨 볏짚을 깔면 흙 속 미생물과 상호작용하게 돼 진드기와 계분 냄새를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고 하더군요.

김 씨의 말이 인상 깊었습니다. “닭은 단순히 먹거리가 아니라 인간과의 공생관계로 봐야 합니다.” 그가 하는 말 한 마디 한 마디에서 정말 닭을 애지중지 자식처럼 키우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인터뷰를 마칠 땐 “소비자들이 직접 저희 농장에 오셔서 감시자가 돼 달라”고도 했습니다. 당시 기사엔 쓰지 않았지만 “기자님도 한 번만 기사를 쓸 것이 아니라 꾸준히 어떻게 하고 있는지 계속적으로 관심을 가져달라”고 제게 말했습니다.

유나네 자연숲농장 계사 내 수탉 주변에 암탉이 모여있다. 이데일리DB
이 기사에 댓글도 훈훈했는데요. “각자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는 멋진 분들” “소신있게 저렇게 운영되는 것이 늘었으면 좋겠어요”라며 격려하는 분도 있었고 “닭뿐 아니라 모든 동물도 인간과 공생관계입니다. 착취하려고만 하면 나중엔 화를 부릅니다”라며 경각심을 일깨워 주신 분도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론 [“타격감이 남다른”, KT&G ‘릴’ 써보니] 기사입니다. 지금은 사고 싶어도 재고가 없어 살 수가 없는 상황인데요. 그만큼 인기가 있는 이유가 있습니다. 11월11일 릴이 처음 출시됐을 때 릴과 마주하게 됐는데요. 기자는 기존에 아이코스를 약 5개월간 사용하고 있어서 큰 기대는 안 했습니다. 릴 기기도 아이코스보다는 투박하게만 보였죠.

릴 기기에 아이코스 전용스틱 ‘히츠’가 쏙 들어간다. 이데일리DB
그런데 릴 전용스틱인 ‘핏’을 끼워 맛 보자 마자 “이건 그냥 일반담배인데?”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목넘김, 타격감이 기존 아이코스보다 확실히 달랐고 일반담배 보다 부드러웠지만 연무량이 많았죠. 한번 충전으로 연속해서 핏을 태울 수 있고 일체형이라 들고 다니기도 편했습니다.

사실 아이코스 사용자 입장에서 릴이 무척이나 탐났지만 따로 구매는 하지 않았습니다. 궐련형 전자담배로 넘어간 것은 그나마 담배를 끊기 위해서라고 제자신과 약속했기 때문입니다. 내년엔 구독자 여러분도 담배 끊으시고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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