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상반기 17조 펑크난 법인세…하반기에도 먹구름

공지유 기자I 2023.08.01 05:00:30

상반기 국세수입 39.7조 감소
상반기 진도율 44.6%…23년래 최저
향후 세수 반도체업황·수출 등 변수
법인세 중간예납 등 하방요인 여전
하반기에도 큰 폭 반등은 어려울듯

[세종=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올해 상반기 국세 수입이 1년 전보다 40조원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하반기 세수 여건도 어둡다는 점이다. 특히 상반기에만 전년대비 17조원 가량 덜 걷힌 법인세의 경우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부진과 맞물려 하반기에도 크게 늘어나기 힘들어 보인다. 정부는 반도체업황 개선과 부동산·주식시장의 회복, 수출 확대 여부 등이 향후 세수에 있어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봤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상반기 세수감소 ‘역대최대’…진도율도 2000년 이후 최저

3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1~6월 누계 국세수입은 178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218조3000억원) 대비 39조7000억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감소폭이다. 총예산 대비 특정 시점까지 걷은 수입을 나눈 진도율은 44.6%로 2000년대 이후 가장 낮았다.

그나마 5월에 이어 6월에도 감소폭 자체는 연초보다 둔화한 모습이다. 5월과 6월 국세수입은 각각 1년 전보다 2조5000억원, 3조3000억원 감소했다. 4월 감소폭(9조9000억원)과 비교하면 크게 개선된 셈이다.

세목별로는 계속 감소세를 보이던 법인세가 6월에는 전년대비 5000억원 늘어 3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금리상승에 따른 이자수익 증가와 로열티 지급 등 영향으로 원천분이 증가했다는 것이 기재부측 설명이다. 다만 영업이익 감소 등으로 상반기 누적 법인세수는 46조7000억원에 그쳐 전년대비 16조8000억원이나 덜 걷혔다.

부동산 거래 감소 등 영향으로 6월 양도소득세(9000억원)도 전년대비 1조원 가량 줄었다. 지난 4월 기준 주택매매거래량은 4만7000호로 1년 전(5만8000호)보다 18.6% 감소했다. 순수토지매매거래량도 4월 4만5000필지로 같은 기간 32.1% 줄었다. 상반기 누적 양도세는 전년대비 9조9000억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6월 종합부동산세는 지난해 분납분이 감소하면서 2000억원 감소한 1조4000억원 걷혔다. 상반기 누계로는 1조6000억원 걷히면서 전년동기대비 3000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거래 감소와 종합소득세 기저효과 등에 따라 상반기 소득세는 총 11조6000억원 감소한 57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6월까지 부가가치세는 35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조5000억원(11.2%) 줄었다. 수입 감소와 동시에 세정 지원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도 있다고 기재부는 설명했다. 관세 수입(3조5000억원)도 같은 기간 2조원 감소했다.

2023년 6월 국세수입 현황.(자료=기획재정부)
하반기 법인세수·자산시장 등 변수…“큰 반등 힘들 것”

정부는 하반기는 상반기보다는 세수 감소폭이 둔화할 것으로 봤다. 다만 하반기 예정된 법인세 중간예납, 부동산시장 등 하방요인이 남아 있는 상태다. 8월에는 상반기 실적에 기반한 법인세액의 절반을 미리 내는 중간예납이 예정돼 있다. 하지만 상반기까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주기업들의 실적 부진으로 법인세수가 크게 늘어나기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 2분기 삼성전자 DS부문은 영업손실 4조3600억원을, SK하이닉스는 영업손실 2조882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올해 남은 기간 지난해와 같은 규모의 세금을 걷는다고 해도 올해 세수는 세입 예산(400조5000억원)대비 44조3000억원 부족할 것으로 추산된다. 지금껏 사상 최대 세수 결손이었던 2014년 10조9000억원을 크게 넘어서는 수치다. 정 실장은 “반도체업황 회복 여부와 부동산·주식시장, 수출입동향, 환율 등이 하반기 세수에 있어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법인세의 경우 중간 예납에서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고, 현재까지 봤을 때 소득세도 크게 개선되기 힘들 것”이라면서 “하반기 세수 여건도 전반적으로 좋아진다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