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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시피 재해석` 이색 라면 전성시대

전재욱 기자I 2021.08.15 07:00:00

오뚜기 열라면 여러 레시피로 소비돼 매출 껑충
소비자 원하면 제조사가 만드는 긍정 사례 평가
농심도 `신라면·사리곰탕` 진화시키며 행렬 동참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라면을 새롭게 해석하는 이색 레시피가 매출 상승과 신제품 출시로 이어지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라면은 조리 예 대로 끓이는 게 맛있다`는 틀을 거스르는 엠지(MZ) 세대의 파격이 만들어가는 세태로 해석된다.

순두부 열라면.(사진=오뚜기)
15일 오뚜기에 따르면 이 회사의 라면 ‘열라면’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7% 늘었다. 1996년 출시한 열라면은 스테디 셀러로서 판매가 꾸준했지만 특정 기간 매출이 크게 뛴 것은 이례적이다.

오뚜기는 열라면이 여러 레시피를 적용해 조리되는 과정에서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최근 들어 ‘순두부 열라면’ 레시피가 주목받은 것이 밑거름이었다. 2019년 열라면의 매운맛을 이용해 순두부 찌개처럼 끓이는 조리법이 나왔는데 SNS와 미디어를 중심으로 이 조리법이 역주행처럼 퍼진 것이다. 오뚜기가 자체적으로 순두부 열라면 레시피를 만들어 소비자에게 제공하면서 이런 흐름에 힘을 보탰다.

열라면 열풍은 소비자와 회사가 교감하는 우수 사례로 평가된다. 오뚜기 ‘열라만두’도 열라면처럼 매운 만두를 원하는 소비자 요구를 반영해 탄생한 열라면 파생 상품이다. 오뚜기는 ‘참깨라면’과 ‘열라면’을 함께 끓이는 레시피가 입소문을 타자 ‘열려라 참깨라면’을 출시해 호응하기도 했다.

오뚜기는 다른 상품도 이색 레시피를 적용해 상품화하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오뚜기 진짬뽕을 우유와 치즈로 조리하는 레시피가 유행하자 `크림진짬뽕이` 나온 것이 사례다.

이색 레시피에서 시장 수요를 읽어 긍정 결과를 끌어내는 데에는 농심도 일가견이 있다. 사실 라면끼리 섞어 끓인 이색 레시피가 히트친 것으로 보면 농심 짜빠구리(짜바게티와 너구리)가 원조 격이다. 이를 바탕으로 짜빠구리 라면이 새로 탄생하기도 했다.

사리곰탕 파스타.(사진=농심 유튜브)
농심이 지난달 출시한 신라면 볶음면도 이런 맥락에서 탄생한 신제품이다. 농심은 앞서 로제 소스로 신라면을 조리하는 `로제 신라면` 레시피가 유행하는 데에 주목했다. `신라면을 국물 없이 먹으려는 수요가 있다`는 걸 확인한 것이다. 매운 국물이 트레이드 마크인 신라면으로서는 파격이었으나 거꾸로 보면 기회였다.

이를 기반으로 신라면 특유 감칠맛과 매운맛을 살리되 국물을 걷어낸 볶음면이 탄생한 것이다. 출시 이후 3주가 흐른 이달 초순까지 1100만개가 팔리면서 위력을 과시하고 있다.

파스타처럼 먹는 농심 사리곰탕도 꼽힌다. 윤재원 농심 스프개발팀장이 올해 초 방송에 나와서 소개해 화재가 된 비법이다. 사리곰탕을 우유에 끓이고 치즈와 후레이크를 뿌려서 먹는 식이다. 이후 HMR 제조사 마이쉐프가 농심과 협업해 `청양크림 사리곰탕 파스타`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기존 레시피를 기초로 청양고추 등 채소와 우유, 치즈, 사리곰탕으로 구성한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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