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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 전 의원은 2015년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가 포함된 성남의뜰 컨소시엄에서 하나은행이 이탈하려는 조짐을 보이자,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의 부탁을 받고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에게 영향력을 행사해 이를 막아 줬다는 의혹을 받는다. 검찰은 이후 김 씨가 곽 전 의원에게 부탁을 들어준 대가로 화천대유에서 근무한 아들 병채 씨의 퇴직금 명목으로 50억 원(세금 등 제외 25억 원)을 건넨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공개된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에 김씨의 돈이 곽 전 의원에게 흘러간 정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파장이 일기도 했다. 녹취록에는 2020년 4월 김 씨가 정 회계사에게 “병채 아버지(곽 전 의원)는 돈 달라고 해. 병채 통해서”라고 한 내용이 담겼다.
검찰은 해당 녹취록을 근거로 지난해 11월 29일 곽 전 의원에 대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법원은 지난달 1일 “구속의 사유 및 필요성·상당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당시 검찰은 곽 전 의원이 구체적으로 어떤 청탁을 받고 누구에게 영향력을 행사했는지에 관한 결정적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곽 전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후 김 회장 등 주변 인물들을 대상으로 보강 수사에 주력해 왔다.
법조계에선 검찰이 충분한 시간을 두고 곽 전 의원을 재차 소환한 만큼, 조만간 신병 처리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한다.
고검장 출신 변호사는 “두 번째 불렀다는 것은 기소든 불기소든 사건을 처리하기 위한 마지막 절차로 봐야 한다”면서 “아무래도 검찰이 혐의 입증을 자신하고 구속영장을 한 차례 청구했던 만큼, 마지막으로 정리한 뒤 영장 재청구나 불구속 기소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검찰청 검찰개혁위원을 지낸 한 변호사도 “검찰이 기소 방침을 세우고 설 연휴 전 곽 전 의원에 대한 사건 처리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곽 전 의원은 혐의를 부인하는 입장이다. 곽 전 의원 측은 녹취록과 관련해 “관련 부분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은 검찰의 광범위하고 철저한 수사 과정에서 해명되는 중”이라며 “작년 영장심사에서도 녹취록의 문제점이 확인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