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재 사건’ 시민에 누명 씌운 경찰들, 특진 취소…연금 환수는?

장구슬 기자I 2021.05.13 13:33:32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경찰이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에서 무고한 시민을 범인으로 몰아 잡아들인 수사관 5명의 특진을 취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2월1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 재심 선고공판에서 재심 청구인 윤성여 씨가 무죄를 선고받고 법정에서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찰청은 3월 말 열린 심사위원회에서 1989년 순경에서 경장으로 승진했던 3명, 경장에서 경사로 승진했던 2명 등 5명의 특진을 취소했다고 13일 밝혔다. 다만 이들의 최종 계급은 그대로 유지됐다. 또한 이들이 모두 현직에 없어 특진으로 얻은 연금·급여 인상분 등 경제적 이익 환수는 어려울 전망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런 종류의 특진 취소 선례가 없어서 전문가 의견을 구했다”며 “5명이 현재 공무원 신분도 아니고 돌아가신 분들도 있는 데다 노동법상 현직에 있을 때 받은 급여는 근로 대가여서 특진 취소 이상의 조치는 현실적으로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사 기록에 특진 취소 사유를 남겼다”며 “경찰이 이번 사례를 계기로 과거를 반성하고 역사의 교훈으로 삼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춘재 고등학교 졸업사진(왼쪽), 1988년 작성된 경기 화성군 일대 연쇄살인사건 용의자 몽타주. (사진=채널A뉴스 화면 캡처)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은 1988년 9월16일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에서 박모(당시 13세) 양이 자택에서 성폭행당하고 피살된 사건이다.

당시 경찰은 인근 농기구 공장에서 근무하던 윤성여(54) 씨를 범인으로 지목해 자백을 받아냈다.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윤씨는 경찰의 강압수사에 의한 허위자백이었다고 항소했지만, 2심과 3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윤씨는 무기징역을 선고받았고, 20년을 복역한 뒤 2009년 8월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이후 2019년 9월 이춘재는 8차 사건을 포함해 경기 화성군에서 발생한 10건의 살인사건과 또 다른 4건의 살인사건 모두 자신이 저지른 범행이라고 자백했고, 윤씨는 같은 해 11월 수원지법에 재심을 청구했다.

윤씨는 지난해 12월17일 재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해당 사건은 경찰에서의 가혹 행위와 수사 기관의 부실수사로 결국 잘못된 판결이 나왔다”며 “재심 판결이 조금이나마 피고인에게 위로가 되고 명예회복에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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