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급차 막은 택시, 환자 사망 책임진다고 했으니"..변호사도 분노

박지혜 기자I 2020.07.04 14:53:06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응급환자가 탄 구급차를 택시가 막아선 탓에 병원 이송이 늦어져 끝내 숨졌다는 주장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지난 2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응급환자가 있는 구급차를 막아 세운 택시 기사를 처벌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지난달 8일 어머니의 상태가 위독해 사설 구급차를 불러 응급실로 가다가 택시와 가벼운 접촉사고가 났는데, 택시 기사가 사건을 처리하고 가라며 구급차 앞을 막아 세웠다고 주장했다.

그는 응급환자가 있다고 말했는데도 택시기사가 비켜주지 않아 10분 동안 말다툼한 끝에 119구급차를 다시 불러 어머니를 병원으로 옮겼지만, 5시간 뒤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이 청원은 올라온 지 하루 만에 답변 기준인 20만 명을 넘어 4일 오후 2시30분 현재 35만6000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응급환자가 있는 구급차를 막아 세운 택시 기사를 처벌해 주세요’ 청원인이 유튜브에 올린 사고 당시 구급차 블랙박스 영상
이 사건은 교통사고 전문 한문철 변호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한문철TV’를 통해서도 다뤄졌다.


한 변호사 홈페이지에 유족이 사고 당시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하며 억울함을 호소했고, 이에 대해 한 변호사는 유튜브 영상을 통해 상황을 분석했다.

공개된 블랙박스 영상에서 택시기사는 사고 처리를 요구하며 구급차 앞을 막아섰다.

구급차 운전자가 “응급환자가 있으니 우선 병원에 모셔다 드리자”고 했지만 택시기사는 “사건 처리가 먼저다. 환자가 사망하면 내가 책임지겠다”라며 막무가내였다. 그는 특히 응급구조사 탑승 여부를 따져 묻는 등 환자의 상태를 의심했다.

이에 대해 한 변호사는 “택시 기사에게 5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해당하는 업무방해죄를 적용할 수 있다”며 “만약 응급구조사가 탑승했더라면 응급의료에 의한 법률을 위반한 것으로, 조금 더 무거운 5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그러나 응급구조사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 변호사는 택시 기사의 언행에 분노를 나타내며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를 언급했다. 이어 방송 중 누리꾼 300명을 대상으로 의견을 묻는 실시간 투표를 진행했다. 그 결과, 택시 기사가 업무방해죄에만 해당한다는 의견은 3%뿐이었다. 97%은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로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변호사는 “(택시 기사가) 내가 책임진다고 했으니 책임지게 해주자”며 “책임은 무엇인가? 무거운 처벌이다”라고 말하며 청원 참여를 독려했다.

한편, 경찰은 환자의 사망 원인이 교통사고 때문인지 조사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강동경찰서 교통과가 수사 중인 이 사건이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외에 형사법 위반과도 관련 있는지 조사하기 위해 같은 경찰서 형사과 강력팀 1곳을 추가로 투입했다고 4일 밝혔다.

사고는 지난달 8일 오후 3시 15분께 서울 강동구 지하철 5호선 고덕역 인근 한 도로에서 발생했다.

청원인은 한 매체를 통해 “폐암 4기 환자인 80세 어머님이 호흡에 어려움을 겪고, 통증을 호소해서 사설 구급차에 모시고 응급실로 가던 중이었다”며 “차선을 바꾸다가 택시와 가벼운 접촉사고가 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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