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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1500원, 곧 뚫린다”…환율 전문가 4인에게 불어보니

전선형 기자I 2022.09.30 07:00:00

[시중은행 달러 전문가 4인방, 환율 진단 인터뷰]
전 세계가 달러에 쏠려...내달 1450원 넘길 듯
원화 외부요인에 취약해...‘병약한 미소녀’로 불려
정부, 환율시장 개입 필요할 듯....긍정 시그널줘

[이데일리 전선형 정두리 기자] “지금처럼 내·외부 악재가 계속되면 1500원선 뚫리는 건 시간 문제다. 병약한 미소녀(원화)는 외부요인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국내 환율시장이 그야말로 ‘쇼크(shock)’ 상태다. 원달러 환율은 1400원을 넘긴 지 오래고, 이제는 1500원이 뚫리는 시점을 고민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환율 시장을 두고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이라며 입을 모은다. 이데일리는 4대 시중은행(KB국민ㆍ신한ㆍ하나ㆍ우리은행)의 환율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환율시장 진단과 전망을 모색했다. 인터뷰에는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 연구위원,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 서정훈 하나은행 자금시장영업부 연구위원, 민경원 우리은행 트레이딩부 이코노미스트가 참여했다.
왼쪽부터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 연구위원, 서정훈 하나은행 자금시장영업부 연구위원, 민경원 우리은행 트레이딩부 이코노미스트.
연초부터 달러값 올라…1500원 시간문제

현재 환율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언제 1500원을 넘기느냐’가 가장 뜨거운 관심사다. 전문가 4인방은 연말 원달러 환율이 1500원선을 넘기는 게 전혀 불가능한 얘기가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이미 지난 2008년 금융위기에 1570원을 넘은 경험도 있는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국의 금리 인상 등 악재가 해소될만한 뚜렷한 반전카드가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현재의 환율시장은 단기간에 달러값이 오르고 내렸던 IMF(외환위기), 글로벌금융위기 등 과거와는 다르게 연초부터 밀어 올리는 패턴이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의 상단을 제시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주변국의 상황을 둘러봤을 때 원달러 환율은 가까운 시일 내에 1500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서정훈 하나은행 연구위원도 “10월 중 1450원 위쪽으로 터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두 차례 남은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100bp 이상으로 금리가 오른다면 초강달러를 견인하면서 1500원을 터치할 것”이라고 봤다.

실제 원달러 환율은 과거 위기 상황에서는 급격히 달러값이 올랐다가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다. 하지만 지금은 연초부터 꾸준히 밀러 올리는 모습만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2001년 미국 닷컴버블 붕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등 네 차례 정도 환율이 급등했다. 이 중에서 환율이 1400원 선을 넘긴 것은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두 차례다. IMF 시절 1997년 11월까지 900원대를 보이던 원달러 환율은 12월 23일에는 무려 1965.0원(종가 기준)을 넘겼다. 환율이 1300원대로 들어온 건 1998년 3월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는 2009년 3월2일에 1570.3원을 넘겼다. 같은 해 3월 19일 1300원대로 내려왔다.

정부개입 필요한 시점…불안요소 없애야

전문가들은 특히 국내 달러값 상승을 부추기는 원인들이 따로 있다고 보고 있다. 블룸버그 자료에 따르면 올해 달러 대비 한국의 통화절상률은 마이너스(-)13.9%다. 영국(-14.4%)보다 적고 중국(-8.4%)과 대만(-10.4%), 유로(-11.7%)보다 크다. 전쟁이나 금리 인상 이슈 외에도 단타를 노린 세력들도 들어왔을 수 있다는 얘기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보통 헤지펀드를 포함해 달러화를 사는 세력들은 무슨 통화를 팔고 달러화를 사는 것이 가장 유리할까 고민하며 그때그때 가장 만만한 통화를 매도한다”며 “달러화 강세 기대가 강한 시기에는 단타 세력들의 거래량이 늘어나고 상승 움직임을 더욱 증폭시키곤 한다”고 말했다.

민경원 이코노미스트도 “시장에선 원화를 ‘병약한 미소녀’라고 칭하는데, 그만큼 외부요인에 민감하다는 것”이라며 “특히 국내가 다른 비슷한 아시아 국가 대비 금융시장도 많이 개방돼 있는데다, 위안화의 ‘프록시(Proxy·대리)’ 배팅으로 사용되며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환율시장의 안정을 위해서는 정부개입이 필요한 시기라고 보고 있다. 직접적인 통화스와프가 아니더라도, 한국 시장에 대한 불안심리 요소를 완화 시키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정희 국민은행 수석연구위원은 “현재 일본이 시장 개입에 나섰고, 더 많은 국가들이 동참하게 된다면 통화스와프 체결 가능성도 있을 수도 있다”며 “무엇보다 정부는 환율 상승에 있어 심리적 요인, 불안심리를 완화 시키는 다각도의 조치, 개입 등 계속 신호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서정훈 연구위원은 “시장이 한쪽으로 쏠릴 때는 외국인 심리 안정시키는 데는 방지하는 움직임이 필요하다”며 “예를 들어 수출시장이 중국뿐 아니라 신흥국 및 성장국으로 다변화를 모색한다는 등 국내 시장에 대한 긍정적 시그널을 계속 내보내야할 때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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