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당대로1]4.7 재보선 1등 조연 안철수…다음 행보에 쏠린 눈

박태진 기자I 2021.04.10 08:00:00

작년 12월 서울시장 출마선언 후 야권단일화 불 지펴
서울·부산 유세로 정권심판 강조…野승리 밑거름
정진석 “고맙다고 전해…힘모아 나라 바로 세우자”
정계개편·정권교체서 역할할 듯…국민의힘과 합당 논의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야권의 압승으로 막을 내린 4·7 재보궐선거에서 주연 못지않은 1등 조연 역할을 한 인물은 단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다. 서울시장 야권단일화에 일조한 것 뿐 아니라 단일화 이후에는 오세훈 시장에 대한 지지유세를 이어가는 한편, 부산에도 내려가 박형준 부산시장 유세에도 나서며 야권통합은 물론 정권심판 바람을 불러일으키며 승리의 밑거름이 됐다. 앞으로 야권 재편과 대통령 선거 국면에서도 어떤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4·7재보선 관련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대선 포기, 여대야소 판 흔들어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네거티브 공방만 가득했던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막은 내렸지만, 그 이면에서 짚어보는 안 대표의 흔적과 의미의 크기는 작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12월20일 안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선언은 견고해 보였던 여당 일방독주 정치지형을 송두리째 흔드는 ‘태풍의 눈’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시 제1야당인 국민의힘 지지도는 대략 10% 후반을 나타냈고 정당 비호감도는 60%를 상회하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그때 안 대표가 대권행보를 포기하고 정권교체의 교두보가 되겠다고 자처하면서 선언한 희생적 선택이 무기력했던 ‘여대야소’의 판을 흔들고, 나아가 중도층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국면전환이 가능했던 것이다.

결국 안 대표의 출마선언은 절망적이었던 야권현실에 승리할 수 있다는 희망의 불빛을 쏘아 올렸고 그 선택은 국민의 관심을 집중시키면서 극적인 반전 드라마의 기반이 됐다.

야권후보 단일화 과정이 교착상태에 접어들자 조건 없는 수용 선언, 후보 단일화 약속 이행, 깨끗한 승복, 헌신적인 선거지원과 전국 선거현장을 아우르는 현장유세가 아니었다면 유리한 선거구도 선점과 중도층 민심 합류도 순탄치 않았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서울시장 보선 승리로 이어졌다.

이에 국민의힘에서도 안 대표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국민의힘 4·7재보궐선거 공천관리관리위원장을 맡았던 정진석 의원은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안철수 대표의 공이 컸다. 야권 분열이 아니라 야권 통합으로 선거를 치르게 한 공이 크다”며 안 대표를 치켜세웠다. 또 “선거 전날 안 대표에게 너무 고마웠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며 “우리 함께 힘을 모아 소중한 나라를 바로 세우자고 했다”고 털어놨다.

일각에서는 이번 서울·부산시장 선거 승리는 2022년 대권 탈환을 바라는 보수와 중도층의 염원과 갈망이 담긴 야권전체의 승리라는 평가했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정글 같은 여의도 정치판에서 양보, 헌신, 약속, 정직 같은 ‘가치의 정치’를 선보인 점은 향후 우리정치의 ‘사회적 자산’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8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맞이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安 “정권교체의 약속도 반드시 지킬 것”

보궐선거가 끝난 지금 정계 눈은 안 대표의 행보에 쏠린다. 선거 전부터 예고된 정계 개편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어서다. 더욱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함께 손잡고 정권교체에도 일조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안 대표도 정권교체에 있어서 주어진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지난 5일 “이번 선거에서 국민들께서 야권에 다시 기회를 주신다면, 지난 석 달 반 동안 국민 여러분께서 주신 과분한 사랑과 지지를 가슴 깊이 새기고, 정치의 혁신과 야권 대통합, 정권교체에 이르기까지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겠다”면서 “후보 단일화를 이루겠다는 약속, 지더라도 제 선거처럼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지켰듯이, 야권 대통합의 약속, 정권교체의 약속도 반드시 지키겠다. 저 안철수, 명운을 걸고 이 길을 반드시 완성해 나가겠다”고 했다.

안 대표는 먼저 당원들과 함께 국민의힘과의 합당에 대한 논의에 들어가며 정계 개편에 나설 예정이다.

국민의힘도 이르면 다음날 말 열릴 전당대회 전에 국민의당과 합당을 먼저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은 지난 9일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빠른 시간 안에 정상 지도부를 출범시켜야 한다”면서도 “정상 지도부를 출범하기 전에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 과정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께서 합당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래서 그 문제부터 먼저 정리가 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당과의 합당이 언제, 어떤 방법으로 해야 될지 논의가 제일 먼저 정리돼야 한다”며 “그것이 정리되면 통합 전당대회가 될 것인지, 시기적으로 빨리될 수 없다면 우리 당이 먼저 전당대회를 하고 나서 통합을 논의해야 되는 이런 선후의 문제가 있다”고 했다.

주 권한대행은 통합 전당대회가 된다면 안 대표도 당 대표로 출마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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