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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권 사장 중용…사업지원TF, 파견 형태 운영 예상
삼성전자는 22일 정기 조직개편 및 보직인사를 단행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손영권 사장의 역할 강화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총수 부재 상황에서 대규모 인수합병(M&A) 추진 등에서 속도를 내지 못해왔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손 사장이 맡고 있는 ‘BD(Business Development·사업 개발)’ 관련 협업을 확대, 자동차 전장(전자장비)사업과 연계된 DS부문은 물론 CE·IM부문까지 포함시켰다. 여기에 손 사장은 현재 맡고 있는 하만(HARMAN) 이사회 의장직도 그대로 수행한다.
삼성전자 측은 “최근 다양한 산업 영역의 융·복합화와 업계의 합종연횡 등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산업 환경에 대응하고 미래 먹거리 발굴을 가속화 할 예정”이라며 “손영권 사장은 전 사업부문에 걸쳐 BD과제 등을 적극적으로 협의할 계획”이라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이재용 부회장의 ‘세대 교체’ 의지에 따라 지난 2일 사장단 인사 이후 60대 사장이 모두 퇴진한 가운데, 인사상 변동이 없었던 전동수 CE부문 의료기기사업부장(사장)과 김영기 IM부문 네트워크사업부장(사장) 등은 그대로 유임됐다. 또 전사 직속 조직인 전장사업팀은 권오현 회장이 이어 김기남 사장이 총괄하고 팀장인 박종환 부사장도 자리를 그대로 유지했다. 사의를 표한 이인용 사장이 맡았던 커뮤니케이션팀장직은 차석인 백수현 부사장이 이어받았다.
삼성전자와 전자 계열사 간 사업을 조율할 ‘미니 컨트롤타워’로 관심을 모은 사업지원TF에선 별도의 보직인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사업지원TF장인 정현호 사장 외에는 공식적인 보직자가 없는 구조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사업지원TF는 말 그대로 임시 조직인 ‘태스크포스’이기 때문에 외부로 드러나는 보직인사를 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각 사업부에서 필요한 인원을 파견 형식으로 모아 운영할 걸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쇄신’보다 ‘안정’ 추구…빈자리만 채운 최소 인사
이번 조직 개편 및 보직인사에서 각 사업부의 경우 ‘쇄신’ 보다는 ‘안정’에 방점이 찍힌 모습이다.
우선 DS·CE·IM 등 3대 사업부문으로 운영되고 있는 현 사업체제의 틀은 그대로 유지됐다. 삼성전자는 기존 조직을 바탕으로 시장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조직운영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소폭의 사업단위 조정을 했다는 설명이다.
세트부문(CE·IM)에선 DMC연구소와 소프트웨어센터를 통합해 출범한 ‘삼성 리서치(Samsung Research)’ 산하에 AI센터를 신설하여 4차 산업혁명의 기반기술인 인공지능 관련 선행연구 기능을 강화했다. 조승환 부사장이 삼성 리서치 내부운영을 총괄하기 위해 신설한 부소장직을 맡고, 소프트웨어센터 AI팀장은 이근배 전무가 임명됐다.
DS부문은 김기남 사장의 부문장 위촉으로 인해 공석이 된 반도체총괄을 폐지하고 ‘부문-사업부’ 2단계 조직으로 재편됐다. 하지만 DS부문은 지난 5월 조직개편을 이미 실시한 점을 감안해 이번엔 조직변화를 최소화하고 소폭의 보직인사만 이뤄졌다. 황득규 사장의 승진으로 공석인 기흥·화성·평택단지장은 박찬훈 부사장을 보임했다. 또 김기남 DS부문장의 종합기술원 겸직에 따라 부원장 보직을 신설, 종합기술원 디바이스&시스템(Device&System) 연구센터장인 황성우 부사장이 겸직토록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정기 조직개편과 보직인사를 실시함으로써 정기인사 일정을 모두 마무리 했다”며 “올해 안으로 글로벌 전략회의를 실시해 2018년 본격적인 도약을 위한 정지작업을 모두 마무리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