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에 따르면 장금상선은 최소 올해 4월 중순부터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ADNOC)에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을 임대하기 시작했다. 지난달에는 장금상선이 아랍에미리트(UAE)산 원유 선적의 거의 절반을 운송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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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 브로커들은 비공식적으로 장금상선이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 직후인 3월부터 이미 운항을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 전체 투입 규모 역시 공식 집계보다 훨씬 더 많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UAE는 이처럼 장금상선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 봉쇄 기간에도 여타 걸프국 보다 훨씬 빠르게 원유 수출을 늘릴 수 있었다. 덕분에 ADNOC는 전쟁 초기 급등한 유가를 혜택을 누렸다.
장금상선도 상당한 수익의 기회를 얻었다. 원유 유조선 시장은 역사상 가장 수익성이 높은 수준에 달했으며, 전쟁 중 걸프 해역으로 들어가는 데 붙은 프리미엄은 전쟁 전 운임 대비 3~4배에 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선박 브로커들은 추정했다.
UAE와 장금상선 간 구체적인 거래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선 4월 중순 이후 순환 운항에 투입된 유조선 3척만으로도 장금상선이 약 6000만~1억2000만달러(약 919억~1839억원)를 벌어들였을 것으로 보고 있다.
케이플러의 수석 해상운임 애널리스트인 매트 라이트는 “이란 전쟁 중 장금상선의 움직임은 획기적”이라면서 “장금상선는 자신들의 협상력을 뒷받침하는 환경을 만들어 모든 선주들의 운임을 끌어올리고 있다. 또 다른 선주들이 여전히 조심스러워할 수 있는 시장의 구석까지 들어갈 의지가 있으며, 그 결과 시장 회복의 초기 신호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전쟁 이전 장금상선의 유조선 대거 매입은 도박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았다. 컨테이너 해운사로 출발한 뒤 원유 유조선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다. 지난해 말부터는 세계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MSC의 지원을 받아 초대형 유조선을 공격적으로 사들이고 용선하는 거래에 나섰다. MSC는 장금상선 해운 부문 지분 50%를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장금상선이 약 150척의 VLCC를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제재 대상이 아니며 이미 계약이 되어있지 않은, 즉 시장에서 즉시 사용할 수 있는 가용 VLCC 중 약 40%를 의미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올해 초 미국이 베네수엘라산 원유 거래를 허용하는 면허를 발급하자 장금상선는 베네수엘라 원유 물량이 주류 시장으로 쏟아져 들어올 것에 대비해 여러 선박을 미국 걸프만과 카리브해 쪽으로 배치했다. 한때 회사는 30일 이내에 미국 걸프만에 도착할 수 있는 가용 VLCC 거의 전부를 통제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 이후에도 장금상선은 유리한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 선박 브로커들의 추산에 따르면 장금상선는 향후 2주 안에 페르시아만에 도착할 수 있는 VLCC의 3분의 1 이상을 통제하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인근에서 몇 달 동안 빈 채 대기하던 유조선 최소 1척은 이미 호르무즈를 향해 이동 중이다.
6월 말 장금상선은 선박 브로커들에게 페르시아만에서 인도까지 원유를 운송할 선박을 잠정 예약했다고 알렸다. 이 운임은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브로커들은 이런 소통 방식이 장금상선 특유의 대담한 마케팅 전술이라고 평가했다.
장금상선은 최근 한 주에만 최소 18척의 VLCC를 걸프 해역으로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세계 최대 에너지 생산 지역에서 원유 3600만배럴을 실어 나를 수 있는 규모다.
블룸버는 이 같이 움직임의 중심에는 정태순 장금상선 회장의 아들인 정가현 부회장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은둔형 경영자로 평가받는다. 정 부회장은 업계에선 유도인으로 알려져 있다. 블룸버그는 그가 업계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팔씨름을 제안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고 전했다.
앞서 WSJ는 정 부회장이 약 70억달러(약 10조원)를 투입해 세계 최대 VLCC 선단을 구축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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