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김정은과 좋은 관계이며 무슨 일이 일어날지 보겠다”라면서 “확실히 그(김정은)는 뉴클리어 파워(Nuclear Power·핵보유국)”라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 중국의 핵무기를 언급한 뒤 “그 수를 줄일 수 있다면 멋진 성과가 될 것”이라며 “우리는 너무 많은 무기를 가졌고, 그 위력도 크다”고 언급했다. 이어 “김정은은 핵무기를 많이(a lot) 갖고 있고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라면서 “인도나 파키스탄도 있고 그것(핵무기)을 가진 다른 나라들도 있다”라고 말했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에서 인정하는 핵보유국(Nuclear-weapon state·미국, 영국, 러시아, 프랑스, 중국)은 아니지만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식되는 나라들이다. 이 연장선상에 북한을 두고 언급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20일 취임식 직후 백악관 집무실에서 언론과 문답을 하는 과정에서 북한을 핵보유국이라고 부른 바 있다.
우리 정부는 국제사회의 ‘북한 비핵화’에 대한 의지는 변함없다는 입장이다. 김인애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미국의 새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한미 외교장관회담, 한미일 외교장관회담 등 여러 계기에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물론 외교 전문가가 아닌 트럼프 대통령이 ‘핵보유국’이라는 용어를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하고 사용했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북한의 핵 능력 자체를 인정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거듭된 발언을 감안할 때 미국 정부가 ‘북한의 비핵화’를 공식 입장으로 내걸고 있다고 해도 어느 정도 핵 능력을 인정하고 동결과 군축을 목표로 하는 스몰딜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해선 안 된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뉴클리어 파워’라는 발언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비현실적인 접근이라는 미국 측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통일연구원장을 지낸 고유환 동국대 명예교수는 “지금 북한은 핵을 포기할 의사가 없고 트럼프 2기가 북한과 관계맺기에 성공하려면 북한의 달라진 국가전략을 인식하고 이전과 다르게 접근해야 할 것”이라며 “다만 그 과정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모색하는 우리로선 난관에 부닥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