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세권 빈 호텔을 임대주택으로”…에스키스 가산 가보니
비주택 리모델링 통해 도심 주택공급 목표
역세권에 월세 20만원대…청년 수요 몰려
LH 직접매입 도입…공급 속도 끌어올려
상가·오피스까지 확대…신혼부부 공급 추진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지하철 1·7호선 가산디지털단지역에서 도보 5분. 가산디지털단지 대로변에 ‘에스키스 가산’이 들어서 있다. 외관은 호텔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내부는 원룸형 주거공간으로 바뀌었다. 주변에 버스 정류장과 편의시설이 밀집해 있어 청년 1인 가구 수요가 몰릴 수밖에 없는 입지다.
 | | 에스키스 가산 전경과 스위트룸을 원룸으로 개조한 모습. (사진=한국토지주택공사,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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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거주 중인 고웅 씨는 주거비를 아끼면서 삶의 질이 높아졌다고 했다. 고 씨는 “기존 원룸은 월세 부담이 커 냉난방비까지 신경 써야 했지만, 여기서는 부담이 줄어 생활 여유가 생겼다”며 “디자인·영상 관련 창업을 준비 중이며 다양한 청년과 교류하며 창업 아이디어를 얻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 | 서울시 금천구 에스키스 가산 전경. (사진=한국토지주택공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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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도심 내 비주택을 활용한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재추진하면서 이 같은 사례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19 시기 호텔을 개조해 공급한 서울 금천구 가산동 ‘에스키스 가산’은 비주택 전환 모델의 대표 사례다. 지난달 30일 찾은 ‘에스키스 가산’은 지하 2층~지상 19층, 181가구 규모의 청년 특화형 매입임대주택이다. 숙박시설(해담채호텔)을 매입해 리모델링한 뒤 주거용으로 전환했다.
 | | 서울시 금천구 에스키스 가산 전경. (사진=국토교통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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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호텔 업황 부진과 맞물려 추진됐다. 사업자인 나눔하우징이 역세권 숙박시설을 매입해 리모델링했으며, 매입부터 공사까지 약 350억원이 투입됐다. 기존 객실 구조를 유지한 채 개조해 단기간 공급이 가능했다. 지난 2022년 1월 사업 약정을 체결한 뒤 약 1년 만에 준공했고, 2023년 중순 입주자 모집을 진행했다.
 | | 스위트룸을 개조해 만든 에스키스 가산 원룸형 방. (사진=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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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호텔을 개조해 전용 16~20㎡ 규모 원룸형으로 구성됐다. 스위트룸을 개조해 만든 방을 둘러볼 수 있었는데, 작은 주방과 냉장고, 수납 공간까지 갖춘 넉넉한 공간이 돋보였다. 임대료는 월 25만~29만원, 관리비는 8만~10만원 수준이다. 역세권 입지에 주변 시세 대비 낮은 임대료로 공급되면서 입주 당시 약 3000명이 지원해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고 이후 공실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갱신 과정에서도 이탈은 10여 가구 수준에 그쳤다.
입주자인 노동균 씨는 “AI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툴을 익힐 수 있었고 대학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교육을 경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단지 내에서는 입주자 간 교류와 교육 프로그램 등도 운영되고 있다.
공급 확대 나선 비주택 리모델링 | | 서울시 금천구 에스키스 가산 실내. (사진=국토교통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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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비주택 리모델링 사업을 재가동한다. 도심 내 공실 상가와 오피스 등을 주택으로 전환해 공급을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사업은 2027년 상반기 착공을 목표로 한다.
기존에는 민간이 리모델링 후 LH가 매입하는 ‘매입약정’ 방식이 중심이었지만, 이번에는 LH가 건물을 먼저 사들여 직접 리모델링하는 ‘직접매입’ 방식을 도입했다. 공사비 부담을 낮추고 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다.
공급 대상도 확대했다. 호텔 중심에서 벗어나 상가·오피스·지식산업센터까지 범위를 넓히고, 청년 1인 가구뿐 아니라 신혼부부를 위한 중형 주택 공급도 추진한다.
매입가격은 감정평가를 기준으로 상한을 설정하고 복수 평가를 통해 적정성을 확보한다. 신청 물량이 많을 경우 낮은 가격을 제시한 사업자를 우선 선정하는 방식도 적용할 계획이다.
다만 비주택 전환에는 한계도 있다. 숙박시설은 객실 중심 구조로 평면 구성에 제약이 있는 반면, 용도변경 과정에서 구조 보완과 공사비가 증가할 경우 사업성이 저하될 수 있다. 일정 수준 이상의 공사비가 투입되는 경우 매입을 제한할 방침이다.
김도곤 국토부 주거복지지원과장은 “비주택 리모델링은 도심 내에서 신속하게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현실적인 수단”이라며 “LH 직접매입을 통해 속도를 높이고 민간 참여를 확대해 다양한 모델을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청년 중심에서 신혼부부까지 공급 대상을 넓혀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