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쳤어! 어떡해 엄마"...'강남 8중 추돌' 무면허 20대 눈물

박지혜 기자I 2025.01.14 07:00:21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무면허로 운전하다 8중 추돌 사고를 낸 20대 김모 씨는 사고 당시 차량 블랙박스 영상에 눈물을 흘렸다.

서울 강남에서 무면허 사고 후 역주행 한 20대 여성이 지난해 11월 4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 형사7단독 장수진 판사는 지난 13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위험운전치상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 씨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김 씨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면서도 “사고 당시 김 씨가 정상적인 판단을 할 수 없었던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며 “정신감정 신청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김 씨도 “약물로 인해 판단이 흐려진 점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에선 사고 당시 차량 블랙박스와 도로 CCTV 등 영상이 증거로 제출됐다.

해당 영상에는 김 씨가 유모차를 끄는 여성과 차량 여러 대를 치고도 차에서 내리지 않고 계속 운전하는 모습뿐만 아니라 사고 후 김 씨가 부모와 친척에게 전화해 “무면허다”, “사람을 쳤다”는 등이라고 말하는 장면이 담겼다.

김 씨는 영상이 재생되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또 2023년 이종 범죄로 벌금형을 받은 전력도 제출됐다.

김 씨는 지난해 11월 2일 오후 1시께 운전면허 없이 어머니 소유 차를 몰고 서울 송파구 거여동 이면도로에서 4세 아들을 태운 유모차를 밀던 30대 여성을 치고 달아났다. 약 40분 후 강남구 테헤란로에서 차량 7대와 오토바이 1대를 잇달아 들이받고 역주행한 뒤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이 사고로 9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고 직후 김 씨는 어머니에게 전화해 “엄마 차 박았어! 어떡해 엄마?”라고 말했고, “건드리지 말고 시동 꺼”라는 어머니 말에 “시동 끄는 걸 몰라. 어떻게 꺼”라며 “사람 쳤어! 어떡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전 송파구 거여동 어머니 집에서 “택시를 타고 가라”는 어머니 만류에도 김 씨가 차를 몰고 나가자 어머니가 그 차를 뒤쫓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불면증 증세가 있어 신경안정제를 복용했다”며 “사고 이전에도 여러 차례 어머니 차를 운전한 적이 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운전학원에 다녔지만 면허를 취득한 적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 씨 어머니는 한 매체를 통해 “(딸이) 정신과 약 복용한 지가 한 7년 정도 됐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고 당일 김 씨가 몰래 차량 열쇠를 들고 빠져나가 말릴 새가 없었다며 “그분들(피해자들)한테 너무 제가 자식을 잘못 가르쳐 놔서, 이런 상황이 생겨서 죄송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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