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민재용 기자] 헤알화 평가 절하를 추진하며 환율전쟁에 적극 가담하고 있는 브라질이 환율전쟁이 무역전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언급해 주목되고 있다.
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따르면 브라질의 기도 만테가 재무장관은 `무역전쟁`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헤알화 절하에 대한 브라질 정부의 의지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만테가 장관은 지난해 9월 "세계 환율전쟁’이 시작됐다"고 언급하며 `환율전쟁`이라는 용어를 공식적으로 처음 쓴 사람이다.
만테가 장관은 "헤알화 평가 절하를 위한 브라질 정부의 추가 조치가 곧 이어질 것"이라며 "환율전쟁은 결국 무역전쟁으로 흐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브라질 정부는 지난 2년간 달러화 대비 39%나 오른 헤알화 가치 평가절하를 위해 지난주 시중은행의 외환 포지션에 대한 지급준비율을 오는 4월부터 인상하기로 했다.
만테가 장관은 미국과 중국의 이기적인 통화·환율 정책으로 브라질이 막대한 손해를 입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양적완화 조치 이후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어 브라질은 미국과의 교역에서 60억달러의 손해를 보고 있다"며 "중국 공산품과 경쟁하는 브라질 업체들도 중국의 위안하 평가 절상 거부로 심각한 손해를 보고 있다" 비판했다.
FT는 세계 8위권 경제 규모를 보유한 브라질 정부의 이러한 움직임이 미국과 중국, 브라질 등 세계 주요 무역국의 무역전쟁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브라질의 적극적인 환율방어 정책이 세계무역기구(WTO) 등에서 주요 의제로 다뤄질 수 있고 이에 대한 원만한 해결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무역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문은 특히 현재의 틀에서 큰 무역수지를 얻고 있는 중국이 환율 문제를 포함해 기존 WTO의 어떠한 룰도 바꾸는데 동의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브라질과 중국의 대립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