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수 에이치앤아비즈(H&abyz) 솔루션 TF팀장은 사내 부부다. 이 회사 DR제조팀의 박현미 프로와 가정을 이뤄 슬하에 아들, 딸을 뒀다. 아이들의 친가와 외가가 서울과 부산이라 아이들의 육아를 맡기기 쉽지 않은 환경이지만 문제가 생기면 언제든 달려갈 수 있는 회사 분위기 덕분에 무탈하게 아이들을 양육하고 있다. 윤 팀장은 “코로나 팬데믹 당시가 참 힘들었는데 그 때 아이가 수족구병까지 걸리면서 어린이집에도 갈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며 “회사에서도 ‘있어봐야 일이 되겠나, 얼른 가서 아이를 보라’고 하셔서 마음 편하게 아이를 간호했다”고 했다.
15년차 직장인이자 10살, 7살 두 아이를 둔 정 모 씨는 육아를 생각하며 2021년 아이돌봄 플랫폼 스타트업 ‘맘편한세상’으로 이직했다. 정씨는 “2015년에 첫 아이를 낳았을 때는 시터 모집도, 어린이집 등록도 어려워 친정엄마한테 애를 떠맡기듯하고 출근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지금 직장에서는 아이돌봄비 지원을 통해 3년째 시터의 도움을 받으며 육아부담을 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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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과 육아를 위한 제도를 빠르게 도입한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에서도 다양한 제도를 시행하면서 육아지원에 나서고 있다. 특히 만성적인 인력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은 육아에 따른 인력 공백을 막기 위해 사내 문화를 바꿔 육아에 대한 전반적 인식 개선에 나서는 중이다.
에이치앤아비즈는 ‘업무집중제’ 및 ‘초과근무 사전승인제도’를 도입해 결재 없이는 야근을 못하도록 하면서 ‘일’과 ‘가정’이 양립될 수 있도록 제도화를 이끌었다. 제조업 기반의 회사였지만 적극적으로 회사 문화를 바꾸고자 했던 결과다. 전제우 에이치앤아비즈 상무는 “육아부담으로 직원들이 그만두면 인재를 잃어버리는 것”이라며 “새로 채용을 해도 숙련시키는 과정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일하며 아이 키우기 좋은 맘편한 세상’을 추구하는 맘편한세상은 사내에서부터 다양한 제도를 도입 중이다. 0~10세 이하 자녀를 둔 직원이라면 누구나 아이돌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매월 30만원의 돌봄비를 지원하고 아이의 등원(등교)나 하원(하교)을 챙길 수 있도록 오전 8~11시 사이에 자유롭게 출근하는 ‘시차출퇴근제’도 운영 중이다. ‘1분 단위 휴가제도’도 아이를 알뜰히 챙기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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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파격적인 지원이나 회사 성격에 맞는 이색적인 출산·육아 제도를 도입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타이어뱅크는 출산장려 캠페인으로 자녀를 넷 이상 낳은 부모에게는 타이어를 무상 제공하고 있다. 이미 2025년 2월까지 신청이 완료됐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통합 교통 서비스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모션은 ‘모성’뿐 아니라 ‘부성’에도 초점을 맞췄다. 육아 아빠들의 모임인 ‘아빠는 모션 히어로’는 운영 초기 자녀를 키우고 있는 아빠들만 참여했지만 현재는 예비아빠에게도 문호를 넓혀 미리 자녀를 계획하는 단계에서부터 아빠로서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활동의 폭을 넓히고 있다.
크몽은 본인이 임신하거나 배우자가 출산했을 경우 만 24개월 신생아 기간 동안 100% 재택근무를 지원해 육아를 돕고 있다. 골프존은 월 1회(1일) 전 직원 유급휴무를 지원하는 ‘내 맘대로 Day’와 함께 스크린, 필드 골프, 골프연습장 등 최대 150만원을 지원하는 ‘G-Golf Care 제도’를 운영해 가족 및 지인과 함께 골프여가를 보낼 수 있도록 지원 중이다.
김윤희 에이치앤아비즈 대표는 “예전에는 업무성과를 내려면 가정을 포기하다시피 해야 했지만 요즘은 가족에 대한 행복이 최우선이고 회사는 행복을 가능케 하는 수단이 됐다”며 “우수 인력을 뽑고 좋은 인력이 장기근속을 하게끔 유도해 생산성을 높이려면 일과 회사가 양립하는 방안을 찾을 수밖에 없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