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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억 떨어졌어요" 아파트 '불장'인데, 여긴 왜?

이배운 기자I 2025.03.16 09:43:06

안양·부천 매매가 살아나는데…광명은 '역주행'
2024년~2027년 총 1만 6000가구 입주 예정
학군 등 기반시설 한계…"수요자들 불안감 커져"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서울과 인접한 입지 덕분에 일명 ‘준서울’로 불리는 경기도 광명시의 아파트 가격이 최근 급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내년까지 1만 가구 이상 입주 물량이 쏟아질 예정인 가운데, 수요는 이를 받쳐주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16일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광명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해 12월 마지막 주 -0.09%를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하락국면에 접어들었다.

특히 지난 2월부터는 주마다 △-0.27% △-0.22% △-0.18% △-0.21% 하락했고, 3월에도 첫째주 -0.19%, 둘째주 -0.14%로 떨어지면 최근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된 평택(-0.13%)보다도 높은 하락률을 기록했다. 안양, 과천, 부천 등 서울과 인접한 경기도 도시들이 올해 들어 반등하기 시작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전세가격은 수도권에서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12월부터 하락세가 이어져 지난 2월엔 주마다 △-0.41% △-0.69% △-0.24% △-0.45% 급락했다. 이어 3월 첫째주 -0.30%, 둘째주 -0.24% 떨어졌다.

이처럼 광명시 아파트 매매·전세가가 급락하는 것은 물량폭탄 영향이다. 대단지의 연이은 입주로 매매·전세 물건이 쏟아지는데 이를 거래할 수요가 충분하지 않아 가격이 더욱 내려가고 있는 것이다.

광명시 철산동 신축아파트단지 전경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광명은 지난해 광명동 ‘호반써밋그랜드에비뉴’ 1051가구와 ‘트리우스광명’ 3344가구가 입주를 시작하면서 4000가구가 넘는 신축 공급이 이뤄졌다. 올해는 ‘철산자이더헤리티지’ 3804가구, ‘광명센트럴아이파크’ 1957가구, ‘광명자이더샵포레나’ 3585가구 등 대형단지만 9000가구 넘게 입주하고, 2027년에는 광명동 ‘광명자이힐스테이트SK뷰’ 2878가구도 추가로 입주할 예정이다. 3년 동안 총 1만 6000가구의 물량이 나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자 철산동, 하안동 등 광명 구도심 구축 단지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수급불균형으로 신축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면서 구축 아파트 수요는 더욱 감소하고 결국 가격도 떨어지는 것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철산동 ‘철산12단지주공’ 전용 84㎡는 2021년 9월 11억 95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달엔 2억 9500만원 떨어진 9억원에 거래됐다. 하안동 ‘하안10단지주공’ 전용 79㎡는 2021년 8억 7500만원에서 거래됐다가 지난해 10월에는 3차례 연속 7억원에 거래됐다.

광명은 서울 서남부 지역인 구로·금천구와 붙어 있다. 아울러 서울 지하철 1호선, 7호선, KTX 등이 지나가면서 서울 도심으로 접근성도 좋아 일명 ‘준서울’이라는 별명과 함께 수요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일시적으로 쏟아지는 1만 가구 이상 물량을 소화할 만큼 수요가 충분하지는 않다는 게 부동산 업계의 평가다. 광명은 과천·하남·성남 등 다른 서울 인접 지역에 비해 학군이 약하고 교통시설, 대형마트 등 기반 시설이 부족한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구로·금천구는 서울에서도 거주 선호도가 낮아 서울 집값 상승효과를 비교적 적게 받는 만큼 단기간에 큰 투자효과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강동구의 경우 올림픽파크포레온 1만 2000가구가 한 번에 입주했지만, 입지가 좋은 덕분에 수요가 뒷받침할 수 있었다”며 “철산은 이보다 더 많은 물량이 단기간 쏟아지면서 수요자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시장을 지켜보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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