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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26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수입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4월 2일부터 물릴 것”이라며 “이들은(글로벌 완성차업체) 미국에 와서 공장을 짓게 될 것”이라며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철강, 알루미늄 외 품목별 추가 관세를 발표한 것이다. 현대차그룹이 조지아주 엘라벨에 55억달러(7조 9959억원)를 들여 세운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준공식이 열리는 시간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어조는 단호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사업을 하면서 우리의 일자리와 부를 를 빼앗은 국가들에 비용을 청구할 것”이라며 “친구가 적보다 훨씬 더 나빴던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이번 조치는 매우 얌전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 관세는 영구적으로 적용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자동차 관세가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처럼 협상용이 아니라고 선을 그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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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씨티그룹의 보고서를 보면 “미국은 한국 자동차 제조업체의 최대 수출 시장으로 미국에 승용차를 가장 많이 수출하는 국가 중 네 번째”라며 “한국의 자동차 산업은 철강, 배터리, 석유화학, 전자 등 여러 산업과 연계돼 있기 때문에 후방 연쇄 효과가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차 수출 감소에 고율 관세까지…‘타격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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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트럼프 관세 파고를 넘기 위해선 결국 싸고 좋은 품질의 제품을 제공하느냐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본다. 이를 위해 차세대 전기차 투자, 디지털 전환을 위한 국내의 생산 여건이 개선되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조철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이 수입 자동차에 25% 관세를 매기더라도 국내 생산·수출이 불가능하지는 않다. 자동차 핵심 부품까지 다 관세를 매긴다는 입장이니 아마 미국 내 판매가격이 적어도 10~15% 정도는 오를 것”이라며 “가격을 5~10% 떨어뜨릴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 연구개발 단계부터 생산까지 적극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디지털 전환 흐름이 우리에게 위협도 되지만 기회일 수도 있다”면서 “모든 완성차 업계가 신음하는 트럼프 위기의 시대에 잘 대비면 오히려 더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의선 회장은 이날 HMGMA 준공식에서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도 관세 관련 협상에 적극 임해 달라고 주문했다. 정 회장은 “관세는 국가와 국가 대 문제이기 때문에 한 기업이 어떻게 한다고 그래서 그 정책이 크게 바뀔 거라고 생각을 못 하고 있다”며 “하지만 협상은 개별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에서도 주도적으로 해 나가야 하기 때문에 그때부터가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4월 2일 이후가 굉장히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