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최근 미국 영주권자를 상징하는 ‘그린카드’ 소지자들이 체포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확인된 사례는 컬럼비아 대학에서 친(親) 팔레스타인 시위를 벌인 학생, 뉴잉글랜드로 돌아온 독일 국적자, 미국에 30년 넘게 거주한 시애틀의 필리핀계 여성이다.
여기에 미국 공항 검색대에서 영주권들이 심문을 받고 영주권을 포기하겠다는 서류에 서명하라는 압력을 받았다는 등의 틱톡 영상 등 여러 보도가 확산하면서 그린카드 소지자들이 여행계획을 취소하거나 이민 변호사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뉴욕 이민 변호사 푸얀 다리안은 이제 고객들에게 여행을 잠시 미루는 것을 고려하라고 조언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6일에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제부터 영주권자를 본격적인 타깃으로 삼을 것이라고 경고하는 영상도 올렸다.
로스앤젤레스의 이민변호사 조슈아 골드스타인은 심지어 미국시민들에게서도 여행을 가도 되는지에 대한 문의가 들어온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3일 JD 밴스 부통령의 폭스뉴스 인터뷰를 지적하며 트럼프 행정부가 이민자 추방 작전 범위를 불법 입국자에 국한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밴스 부통령은 최근 컬럼비아대 영주권자 학생의 체포와 관련해 “영주권자라도 미국에 무기한으로 있을 권리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 문제가 “누가 미국 사회의 구성원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라며 “국무장관과 대통령이 어떤 사람이 미국에 있어서는 안 된다고 결정하고 그 사람에게 합법적으로 체류할 권리가 없다면, 이야기는 거기서 끝난 것”이라고 말했다.
WP는 트럼프 행정부가 합법적으로 체류 중인 이민자까지 추방 대상으로 삼는 것은 이민자에 대한 추방 속도가 기존 목표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불안감이 커지며 많은 그린카드 소지자들이 휴가, 신혼여행, 해외에 있는 친척방문, 가족 장례식 참석 등을 취소하거나 연기하고 있다.
물론 트럼프 행정부가 1280만명에 달하는 영주권자를 모두 겨냥하는지는 확실치 않다. 뉴욕의 이민 변호사 라토야 맥빈 폼피는 트럼프 2기행정부 이전에도 공항이민 검색대에서 입주 자격을 둘러싼 분쟁은 일상적으로 일어났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단속방식이 워낙 공격적인 만큼 불안감이 증폭된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영주권 발급 절차의 속도도 늦추고 있다. CBS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난민 또는 망명 지위를 부여받은 이민자들의 그린카드 신청을 일시 중단했다. 미국의 싱크탱크 카토연구소의 이민정책 담당자 데이비드 비어는 “트럼프 행정부는 시민권자가 아니라면 모두 동일한 취급을 하겠다는 방침을 명확하게 드러내고 있다”며 “정부가 바라는 대로 행동하지 않으면 체포하고 추방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한 ‘골드카드’는 도입을 앞두고 있다. 500만달러(71억원)을 내면 미국 영주권을 비롯해 미국 시민권 취득까지 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상품이다. 최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지난 21일 인기 팟캐스트 ‘올인’에서 1000장의 골드카드를 팔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