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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화 시도 아냐"…산 정상에 폐오일 뿌린 60대 자수

채나연 기자I 2025.03.31 14:46:41

경찰, A씨 재물손괴 혐의로 입건
"백패킹족 텐트 못 치게 하려고"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전국적으로 산불 피해가 확산하는 가운데 경기 화성 태행산 정상 부근에 폐오일을 뿌린 60대 남성이 경찰에 자수했다.

경기 화성시 비봉면 태행산 정상 데크에 뿌려진 폐오일. (사진=뉴시스)
31일 경기 화성서부경찰서는 재물손괴 혐의로 A씨를 형사 입건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1일 아침 7시 50분께 화성시 비봉면 태행산 정상 데크 바닥에 자동차 엔진에서 나온 폐오일을 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지난 21일부터 경남과 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한 산불로 전국에 경각심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 등산 관련 SNS에 “태행산 정상 부근에서 악취 나는 액체가 흩뿌려져 있다”는 내용이 올라왔다.

이를 본 한 시민이 27일 경찰에 신고했고, 이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자 A씨는 이튿날인 28일 자수했다.

조사 결과 자동차 정비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A씨는 태행산에 숙영 장비를 가지고 등산하는 이른바 ‘백패킹족’이 늘자 정상 데크에 텐트를 치지 못하게 하려는 목적으로 폐오일을 뿌린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등산객 일부가 숙영 과정에서 나온 폐기물을 무단 투기하는 모습을 보고 분노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불을 내려고 한 것은 절대 아니다”라며 “주말이면 백패킹을 하는 사람들이 텐트를 쳐 휴식 공간이 없고, 쓰레기도 많이 나와 이를 못하게 하려고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카센터에서 쓰고 남은 엔진오일을 가지고 와서 뿌린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폐오일을 알코올이나 휘발유 등의 인화성 물질로 보기 어렵고 불을 붙이려고 시도한 흔적이 없었다는 점에서 A씨의 범행이 방화 사건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지난 21일 경남과 경북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주불이 전날 오후 1시경 모두 진화됐다고 발표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인명 피해는 사망자 30명, 부상자 45명을 포함해 총 75명이 발생했으며, 산불 피해 면적은 4만 8000여 ㏊로 추산됐다. 주택 3000여 동이 전소됐고, 국가유산 및 농업시설 피해는 각각 30건과 2000여 건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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